'몸무게 7kg' 4살 딸 숨지게 한 母…'방임' 동거녀에 징역 30년 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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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12.14. 오후 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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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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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지혜 디자인기자
부산에서 친모가 4살인 딸을 학대·방치해 숨지게 한 사건과 관련, 이들 모녀와 동거하며 학대를 방임한 부부에게 검찰이 징역 30년과 5년을 각각 구형했다.

14일 뉴시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부산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박준용)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아동학대 살해) 방조 및 성매매 처벌법(성매매 알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동거녀 A씨와 아동복지법(상습 아동 유기·방임) 방조 혐의로 기소된 A씨의 남편 B씨의 결심 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1심과 같이 A씨에게 징역 30년, B씨에게는 징역 5년을 각각 구형했다.

검찰은 "피고인들이 재판 과정에서 보여준 모습은 자신들의 범행을 진심으로 반성하는 모습보다는 모든 책임을 친모에게 돌리고, 피해자에게는 책임을 다한 것처럼 주장하며 개선의 여지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피고인들은 피해자의 친모가 성매매로 번 돈으로 하루에도 여러 차례 배달 음식을 주문해 먹었지만, 피해자에게는 적절한 식사를 챙겨주지 않았다. 피해자는 반려동물보다 못한 취급을 받았다"며 "피고인들의 비인간적인 행위에 대해 엄벌이 필요하다. 원심에서의 검사 구형과 같은 형을 선고해 달라"고 말했다.

앞서 A씨 부부 측은 항소심 첫 기일에서 "친모가 지속적으로 학대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고 피해자가 다쳤을 때 병원에 데려가 치료받게 했으며, 사망 당일에도 친모가 폭행한 사실을 몰랐다"며 친모의 살해 행위와 동일시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A씨는 재판부에 '1심에서 무죄를 주장하고 다투던 내 모습이 부끄럽고 후회된다' 등 앞선 주장과는 상반되는 내용이 담긴 반성문을 여러 차례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A씨 부부에 대한 선고 기일을 내년 1월18일로 정했다.

A씨 부부는 지난해 6~12월 피해 아동을 굶겨 심각한 영양결핍을 초래하고, 이 같은 사실을 알고도 방임한 혐의를 받는다. 사망 당시 피해 아동의 키와 몸무게는 각각 87㎝, 7㎏에 불과했다. 이는 생후 4~7개월 여아의 체중 정도다.

또 A씨 부부는 지난해 12월14일 피해 아동이 사망한 날에도 C씨의 폭행을 말리지 않았다. 이들은 학대·방임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이 두려워 아동을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도 받는다.

A씨는 또 2021년 7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총 2400여차례에 걸쳐 C씨에게 성매매를 강요, 1억2000만원 상당을 챙기는 등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도 있다. C씨는 성매매로 월 800만~900만원의 범죄수익을 냈으며, A씨 부부는 이 돈의 대부분을 외식·배달비 등 생활비 또는 채무 변제에 사용했다.

지난 9월 1심 재판부는 A씨 부부와 C씨가 2년3개월가량 동거하며 공동체적인 생활 관계를 형성했고, 피해 아동의 보호자 지위는 친권자인 C씨뿐 아니라 A씨 부부에게도 있다고 판단했다. 당시 A씨에게는 징역 20년 등, B씨에게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등이 선고됐다.

C씨는 1심에서 징역 35년을 선고받아 항소했으나, 지난 10월 항소심 재판부는 C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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