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출혈 내연녀 방치’ 국토연 前 부원장 살인혐의 유죄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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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6월 29일 15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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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출혈 증세로 쓰러진 내연녀에게 적절한 구호 조치를 하지 않아 숨지게 한 국토연구원 전 부원장에게 살인 혐의 유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29일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 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원심판결에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의 인과관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A 씨는 2019년 8월 오후 11시경 거주지인 세종시 한 아파트에서 의식을 잃은 내연 관계 직원 B 씨를 3시간 후에 밖으로 데리고 나온 뒤 다시 4시간 넘게 차에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이듬해 12월 기소됐다.

A씨는 오전 6시 30분경 B 씨를 응급실에 데려갔으나, B씨는 오전 4∼5시경 이미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에서는 무죄가 선고됐다. 당시 재판부는 “(B 씨가) 집 안에서 구토한 뒤 의식을 잃고 코를 골았다는 A씨 진술로 미뤄 잠들었다고 생각하고 상태가 위중하다는 판단을 못 했을 가능성이 있고, (구호 조처를 하지 않은 것과) B 씨 사망 간 인과관계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봤다.

하지만 항소심에서는 “피해자가 의식을 잃었을 때 119에 신고해 응급실로 옮겼더라면 살 수 있었는데도 그대로 방치해 사망의 결과를 초래했다. 내연관계가 발각될 것이 두려워 은폐하려고까지 했다”며 1심을 뒤집고 징역 8년을 선고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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