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살인 혐의로 징역 12년형을 선고받은 20대 남성 A씨의 항소심 판결에 대해 지난달 16일 상고를 기각했다.
A씨는 지난해 5월23일 새벽 1시20분쯤 인천 남동구 자신의 오피스텔에서 술을 마시다 식칼을 꺼내 같은 자리에 있던 20대 남성 B씨를 찔렀다. 두 사람은 술을 마시다 말다툼을 벌이고 있었다.
B씨는 가슴과 등 부위를 한 차례씩 맞은 뒤 집 밖으로 도망쳤다. 그러나 엘리베이터 안으로 뒤쫓아온 A씨에게 팔 부위를 한 차례 더 공격당했고, 결국 과다출혈을 일으켜 숨졌다.
경찰은 이웃 주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A씨를 현장에서 체포했다.
두 사람은 2018년 10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중고차 판매 영업 사무실에서 함께 일한 사이였다. 평소 B씨는 A씨의 체형이 '멸치'라며 '차를 XX 못 판다. 일 XX 못한다'고 놀렸다. A씨는 이에 대해 불만을 품고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술에 취하면 흉기를 찾는 등 폭력으로 변하는 술버릇이 있었다. 그의 친구는 B씨가 변을 당하기 전에 'A씨와 술을 마시지 말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1심은 징역 14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또 5년간 보호관찰을 받도록 명령했다. A씨 측은 사건 당시 칼을 찾을 때 B씨가 "얘 또 XX한다. 칼 여기 있네"라며 도발했다고 주장했지만 당시 재판부는 "빈정거린 것을 도발했다고 하는 것은 지나치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은 징역형을 12년으로 감형한 바 있다. 이때 재판부는 "범행이 다소 우발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A씨 측이 B씨의 유족들과 합의한 점을 주된 양형이유로 들었다.
A씨 측은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원심이 징역 12년을 선고한 것이 심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며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