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지람하는 아버지 흉기 찔러 숨지게 한 20대...법원 중형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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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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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자신에게 잔소리 한다는 이유로 아버지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20대 남성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어려서부터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진단을 받은 후 정신적 질환을 앓아 오던 중 아버지의 꾸지람에 순간 화를 참지 못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1부(이수열 부장판사)는 아버지(49)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존속살인)로 A(22)씨에 대해 징역 16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1월 25일 오후 4시 6분쯤 아버지와 집 보일러 온도 문제로 다툼을 벌이다 미리 준비한 흉기로 아버지의 복부를 2~3회 찔러 숨지게 한 혐의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올 설 명절을 맞아 친척 집을 방문한 뒤 집에 들어온 직후 “누가 보일러를 이렇게 낮게 틀어놨냐”고 불만을 토로하자 아버지가 “추우면 네가 옷을 입으면 되지 않느냐”고 하자 “뭐”라고 반말을 하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아버지와 함께 살면서 갈등을 빚어오다 최근 6년 동안 대화가 단절된 상태에서 지내다 올 1월 보일러 온도 문제로 다툼을 하게 되자 흉기를 미리 준비해 준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부는 “사람의 생명은 국가나 사회가 보호해야 할 최상의 가치로서 이를 침해하는 행위는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며 “아버지가 단지 꾸지람했다는 이유로 흉기로 찔러 살해한 것은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변호인 측은 “피해자로부터 장기간 가정폭력과 무시, 멸시에 따른 육체적·정신적 피해를 당했고, 정신장애로 인해 판단력이 결여된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며 “범행 동기에 참작할 사정이 있고, 미필적 고의에 의한 범행”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고인은 수사기관 진술에서 학습태도 및 진로 등의 문제로 피해자와 잦은 의견충돌 등이 있었고, 범행 약 6년 전부터 대화가 단절된 이후 폭력을 당한 사실이 없다”며 “범행 당일에도 보일러 온도 문제와 관련된 갈등 외에는 특별한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변호인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어 “다만 피고인은 만 20세의 나이로 범행 후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며 반성하고, 전과가 없는 초범”이라며 “또 피고인의 어머니는 자신과 피해자가 피고인을 일방적인 체벌로 양육했다며 선처를 호소해 이같이 판결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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