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시간 감금 ‘불닭소스 고문’에도… 法 선처로 풀려났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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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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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 정다운

미성년자를 감금해 가혹한 식고문을 저질러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던 20대들이 항소심 재판부의 선처로 풀려났다. 피해자의 상해가 비교적 가볍고 양측 합의가 이뤄졌다는 이유에서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6-2부(부장판사 정총령 조은래 김용하)는 중감금치상 혐의를 받는 전모(23)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던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공범 이모(22)씨와 김모(23)씨 역시 1심에서 각각 징역 10개월과 징역 8개월 판결을 받았지만 이번 2심에서 집행유예로 선처 받았다.

앞서 이들은 지난해 8월 인천시 중구 모텔과 식당 등에서 A(17)군을 68시간 동안 감금하고 가혹행위를 해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전씨 등은 A군이 빌린 돈을 갚지 않았다는 이유로 불닭소스, 고추냉이, 청양고추, 겨자 등 매운 음식을 억지로 먹이는 식고문을 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승용차에 A군을 태우고 머리를 창밖으로 내밀게 한 채 창문을 목까지 올리는 가혹행위도 있었다. 이들은 이 모습을 휴대전화로 촬영해 영상으로 남기기도 했다. 이외에도 플랭크(팔꿈치와 발을 바닥에 대고 허리를 들어 버티는 운동) 자세와 물구나무 서기를 1시간 동안 유지하게 했고, 옷을 벗긴 뒤 춤을 추게 하거나 “스파링을 하자”며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1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범행 경위를 보면 죄질이 좋지 않다”며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전씨와 김씨가 1심 판결 후 A군 측과 합의하고 치료비 등을 지급한 점 등을 고려해 감형했다. 또 A군이 입은 상해가 비교적 가벼운 점, A군이 돈을 빌린 후 갚지 않은 것이 범행 발생 원인이 된 점 등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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