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환자실 아내 호흡기 뗀 남편 “자식에게 부담주기 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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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3.11. 오전 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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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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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6월 4일 병원 중환자실에서 아내의 기도에 삽관된 인공호흡장치를 완전히 뽑아 제거해 저산소증으로 숨지게 한 60대 남편에게 항소심에서도 징역 7년이 구형됐다. 이 부부는 연명치료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연합뉴스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던 아내의 인공호흡기를 떼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돼 국민참여재판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60대 남편에게 검찰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7년을 구형했다.

10일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부장 박재우) 심리로 열린 이모(60)씨의 살인사건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1심에서와 같은 징역 7년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씨는 지난 2019년 6월 4일 충남 천안시 한 병원 중환자실에서 아내(56)의 기도에 삽관된 벤틸레이터(인공호흡장치)를 일부러 완전히 뽑아 제거해 저산소증으로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연명치료기간이 일주일에 불과했던 점 ▶합법적인 연명치료 중단이 가능한 상황이었던 점 등을 구형의 이유로 들었다.

이씨는 최후진술에서 “아내와 먹고 싶은 것 참고 어렵게 살면서 서로 연명치료를 하지 말자고 했다”며 “아내와 다짐했고 자식들에게도 알렸다. 자식들에게 부담 주기도 싫었다”고 했다.

이씨는 이어 “(호흡기를 뗀 뒤)당시 주차장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을 때 아들로부터 아내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마음이 아팠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이씨의 변호인도 이씨와 아내의 평소 신념이 있었다는 점과 자식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들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요청했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 당시 이씨 측은 아내의 소생 가능성이 없었던 점과 아내가 생전에 연명치료는 받지 않겠다고 밝힌 점, 하루에 20만∼30만원에 달하는 병원비 등으로 인해 범행했다고 인정했다. 당시에도 양형과 관련해서는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국민참여재판에 참여한 배심원 9명은 모두 ‘유죄’라고 판단했다.

배심원 의견을 존중한 1심 재판부는 이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이에 불복한 이씨는 ‘형이 무거워서 부당하다’며 항소했고, 검찰도 ‘형이 가볍다’며 항소했다.

이씨에 대한 선고 공판은 다음달 7일 열린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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