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신 거꾸로 신었다’고 살해한 현역병…군법정 ‘징역 30년’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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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11.25. 오후 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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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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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중 찾아가 살해


이별을 통보한 전 여자친구를 찾아가 살해한 현역 군인이 군법정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제7군단사령부 보통군사법원은 25일 살인 및 주거침입 혐의로 기소된 이모 일병(22)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판결에 따르면 이 일병은 지난 5월 21일 오후 9시 35분쯤 경기 안성시 대덕동 A씨(20대) 오피스텔에 침입해 미리 준비해간 흉기로 A씨를 60여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해 10월 입대한 이 일병은 올 4월 A씨로부터 이별 통보를 받고 친구 사이로 지내기로 했으나, 한 달 뒤 휴가를 받자 A씨를 찾아가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일병은 범행 전날 A씨에게 다시 만날 것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했고, A씨 오피스텔에서 나가지 않고 위해를 가하다 A씨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의해 퇴거 조치 됐다.

하지만 이 일병의 집착은 멈추지 않았다. 이튿날 다시 A씨 집을 찾아가 화장실에 숨어 있던 이 일병은 퇴근 후 집에 들어온 A씨를 향해 흉기를 수십여 차례 휘둘렀다.

이 일병은 수사기관에서 “A씨의 이성 문제로 다툼이 있었고, 이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벌인 범행”이라고 주장했지만 모두 거짓으로 드러났다.

이 일병은 범행 전 인터넷에 ‘살인 안 들키는 법’, ‘전 여자친구 죽이기’ 등을 검색했고, A씨에게는 “너도 죽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일병은 군사경찰 조사에서는 “벌을 내린 것”이라는 취지의 진술을 하는 등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이 일병은 법정에서 범행에 사용한 흉기에 대해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 준비해 둔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흉기 종류와 준비한 시점 등을 근거로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에 대한 강한 집착과 의심으로 범행을 계획했고, 문밖에서 피해자의 직장동료가 문을 열라고 요구하는 순간에도 범행을 멈추지 않고 피해자를 잔혹하게 살해했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원한을 살만한 사정이 없었음에도 과도한 집착과 의심으로 범행을 계획하고 실행해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범행 동기, 전후 정황, 피해자 유가족 등의 엄벌 탄원 등의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인을 장기간 사회에서 격리시키므로써 범행에 대한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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