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후] ‘갈등의 골’ 깊었던 고부, 부엌으로 간 며느리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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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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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52·여) 씨는 지난 2003년 결혼해 시어머니인 B(75)씨와 함께 살거나 혹은 따로 살기를 반복했다.

이처럼 A 씨가 시어머니와 동거와 별거를 반복한 이유는 집안 살림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시어머니인 B 씨와 갈등을 겪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던 중 A 씨는 2017년 경기도 화성시 봉담읍 한 빌라에 남편, 딸, 시어머니 B 씨와 함께 거주하게 된다. 하지만 , '감정의 골'이 깊었던 두 사람은 이곳에서 결국, 사달이 나고 만다.

올해 7월 18일 오후 1시쯤 A 씨 자택.

시어머니 B 씨는 A 씨가 손녀의 식사를 제대로 챙겨주지 않자 며느리 A 씨에게 “왜 딸내미 밥을 안 주느냐. 밥도 안 주려면 왜 낳았느냐”는 말고 함께 욕설을 퍼부었다. 이 말에 격분한 며느리는 시어머니의 목을 졸랐고, 다행히 A 씨의 남편과 딸이 이를 목격하고 말리는 바람에 두 사람의 다툼은 일단락됐다.

하지만 약 3시간 후인 오후 3시 50분쯤 집에서 빨래를 개고 있던 A 씨는 갑자기 시어머니로부터 “XX, XXX, 너 같은 X 왜 데려왔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듣게 된다. 감정이 격해진 상태에서 이 같은 말을 들은 며느리는 주방에 있던 흉기를 가져와 시어머니 복부를 한 차례 찔렀다. 다행인 것은 B 씨의 비명을 듣고 아들과 손녀가 달려와 A 씨의 흉기를 빼앗고 119에 신고, B 씨는 한 곳만 찔린 채 병원으로 옮겨졌다. B 씨는 전치 10주의 상처를 입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A 씨는 존속살해미수혐의로 기소됐고 수원지법 형사12부(박정제 부장판사)는 A 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시어머니인 피해자가 평소 자신에게 욕설하고 구박을 한다는 이유로 피해자와의 갈등이 심해지던 중 사건 당일 피해자로부터 재차 욕설을 듣자 격분해 피해자를 살해하려다가 미수에 그쳤다”며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해 피해자는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았고,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 따라서 피고인에 대해서는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깊이 뉘우치고 있는 점, 편집성 조현병을 앓고 있는데 피해자로부터 욕설을 듣자 순간적으로 화가 나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르게 된, 초범인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사정원 (jws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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