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살려줄게, 넌 죽어" 폭언 뒤 여성 사망…협박한 경찰 '집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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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자살교사 혐의는 무죄…"사망과 인과관계 무시할 수 없어"
내연녀 협박해 죽음으로 내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경찰관 A씨 모습. 사진 연합뉴스

이별을 통보한 내연 관계 여성을 협박해 죽음으로 몰고 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경찰관에게 법원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인천지법 형사15부(류호중 부장판사)는 14일 선고 공판에서 자살교사와 협박 혐의로 기소된 A(49)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와 다투던 와중에 경찰관 직위와 국세청 인맥을 이용해 피해자, 피해자 아들, 피해자 재직 회사에 대한 해악을 고지하면서 협박했다"며 "극심한 공포감과 좌절감을 느낀 피해자가 용서해달라고 했는데도 계속해 협박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A씨의 자살교사 혐의와 관련해서는 "검찰이 수집한 증거만으로는 피해자가 자살을 실행할 것으로 예상했다거나 자살하도록 위협했다고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어 재판부는 "피해자가 자살에 이르게 할 정도로 협박한 것으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인과관계를 무시할 수는 없어 죄책이 무겁다"며 "피해자 유족이 형사 처벌을 원하고 있는 점과 동종 범죄로 한차례 벌금형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30일 결심 공판에서 A씨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
 
A씨는 2021년 11월 2일 새벽 시간에 내연 관계에 있던 여성 B(사망 당시 46세)씨를 협박해 스스로 목숨을 끊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인천 모 경찰서 소속 경위 계급이었던 그는 B씨가 이별을 통보하자 3시간가량 전화 통화를 하면서 "내 경찰 인맥을 총동원해서 네 아들을 형사 처벌해 장래를 망치고, 네 직장도 세무조사를 해 길거리에 나앉게 만들겠다"고 협박했다.
 
이어 A씨는 겁에 질린 B씨에게 "네 아들은 살려줄 테니까 넌 스스로 목숨을 끊으라"라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B씨는 다음 날인 2021년 11월 3일 오전 8시 30분쯤 인천시 서구 가정동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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