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살 온몸 2백여 곳 찔렸는데도‥1심 이어 2심도 "살인죄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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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2.02. 오후 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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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세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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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1년 전 인천에서 11살 이시우 군이, 계모의 학대를 받다가 끝내 숨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계모는 가위와 젓가락으로 아이를 2백 번 넘게 찌른 것으로 조사가 됐는데요.

법원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징역 17년의 중형을 선고했지만, 살인죄는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나세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작년 2월 편의점에서 목격된 11살 이시우 군.

다리가 불편한지 기우뚱거리기도 하고, 두리번거리면 주변을 살핍니다.

이 직후 이 군은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이 군의 일기에는 "나는 죽어야 된다, 내가 있다면 모든 게 다 불행해진다.

치매가 걸려 죽고 싶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이군 몸에는 2백여 곳이나 찔린 상처가 있었고 집에 있던 가위와 젓가락에서 이군의 혈흔이 검출됐습니다.

검찰은 계모 이모씨가 1년여 간 이군을 학대해 살해한 것으로 결론짓고 계모를 기소했고, 법원은 1심에 이어 2심도 계모에게 징역 17년형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이군은 일기장에서 계모에게 용서를 구하고 애정을 갈구했는데, 학대에 위축돼 정서적으로 피폐한 내용을 보면, 11살 아이가 썼다고 믿기 어렵다"면서, "보호할 대상을 분노 표출 대상으로 삼은 반인륜성과 반사회성이 매우 크다"고 질타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1·2심 모두 살인 혐의는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검찰은 수십 번 때린 뒤 16시간 묶어둔 채 방치하는 등 살해 고의가 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감정 결과 이 군이 작은 상처들 때문에 숨졌을 가능성이 높지 않고, CCTV 영상 속 힘들어 하는 마지막 모습만으로 계모가 사망을 예측하긴 어려웠다"고 봤습니다.

학대를 방치하고 일부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친부에게는 1심의 징역 3년형이 유지됐습니다.

매주 법원을 찾아 1인 시위를 해온 친엄마는, 법이 과연 피해자의 편이냐고 물었습니다.

[고 이시우 군 친모]
"슬프다는 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염치없는 엄마인데 재판까지 저렇게 되니까‥그냥 더 이상 제가 어떻게 엄마라고 할 수 있을지‥"

MBC뉴스 나세웅입니다.

영상취재: 김희건 / 영상편집: 정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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