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길 질주하던 80대 운전자, 새벽기도 귀가 3명 목숨 앗아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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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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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연합뉴스]
과속 주행에 신호까지 어겨 새벽기도를 마치고 귀가하던 3명을 치어 숨지게 한 80대 운전자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9일 춘천지법 형사1단독 신동일 판사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기소된 A(82)씨에게 금고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신 판사는 “초범이고 피해자 3명 중 2명의 유족과 합의한 점, 자동차 종합보험에 가입한 점, 고령이고 건강이 좋지 못한 점 등 유리한 정상을 고려했지만 과실 정도가 중하고 피해자 1명의 유가족이 아직 엄벌을 탄원하고 있어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A씨는 지난해 11월 22일 오전 6시 45분쯤 춘천시 퇴계동 남춘천역 인근 도로에서 링컨 승용차를 몰던 중 횡단보도를 건너던 보행자 3명을 들이받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차량 신호가 적색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한 채 그대로 달려 신호를 위반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제한속도 시속 60㎞ 도로에서 시속 97㎞로 달린 것으로 파악됐다.

A씨 측은 법정에서 고령인 점과 이 사건 이후 건강이 악화한 점, 초범이고 그동안 단 한 번도 도로교통법을 위반한 적이 없는 점, 피해자 2명의 유족과 합의한 사정 등을 들어 선처를 호소했다.

하지만 검찰은 중과실로 인해 피해자 3명이 즉사한 점을 들어 금고 5년을 구형했다.

판결 선고가 끝난 뒤 A씨 측과 합의를 거부한 피해자 1명의 아들은 “고령이고 몸이 아픈 데도 운전을 한 게 문제인데 고령인 걸 고려해서 형량을 감경했다고 하니 아쉽다”며 “노인분들께 주의하라는 사회적 메시지를 줄 수도 있었던 판결인데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억만금을 준다 한들 저희 손으로는 어머니를 대신해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쓸 수 없는 심정이었다”며 “검사께서 판결을 어떻게 받아들이실지 모르겠으나 형량이 너무 가볍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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