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블더] "반성문에 눈물 묻혀봐"…음주운전자들의 황당한 꼼수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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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2.07. 오후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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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연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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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유명 DJ가 서울 강남에서 술에 취해 운전하다가 50대 배달기사를 쳐서 숨지게 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있어서는 안 될 사고가 일어난 데다 운전자의 사고 후 조치도 미흡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는데요, 많은 사람들이 이 사건에 분노하면서 사고 현장에는 추모를 위한 임시 분향소까지 마련됐습니다.

한편, 지난해에도 한 의사가 음주운전을 해서 한 30대 배달원이 숨지는 일이 있었는데요, 당시 엄벌을 촉구하는 청원까지 올라오기도 했는데, 최근에 이 사건의 2심 판결 결과가 나왔습니다.

인천 서구의 한 교차로에 처참하게 부서진 오토바이 잔해가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지난해 1월, 한 40대 의사가 술에 취한 채 운전을 하다가 오토바이를 타고 햄버거를 배달 중이었던 30대 배달기사를 치고 달아난 겁니다.

이 의사는 2시간 만에 붙잡혔고 배달기사는 숨졌습니다.

의사이면서도 응급 조치도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결국 구속된 채 재판에 넘겨진 의사는 지난해 7월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았습니다.

하지만, 지난달 이 의사는 석방됐습니다.

항소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으로 감형된 것입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엄한 처벌이 필요하지만, 피해자 유족의 선처 의사가 있었고, 피고인이 진지하게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는데요.

실제로 이 의사는 항소심 재판을 받는 6개월 동안 90차례 넘게 반성문을 써서 법원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렇게 음주운전자들이 반성문을 써서 감형을 노리는 수법은 오래전부터 이른바 잘 먹히는 꼼수로 통해왔습니다.

심지어 온라인에서는 상습 음주운전자들이 모여서 반성문 쓰는 법과 같은 감형 수법이나 판사 성향을 서로 공유하기도 한다는데요.

음주운전자들이 모여 있는 온라인 카페입니다.

자신은 반성문을 80장 정도 써서 냈다며 매일 작성하면 좋다는 댓글이 눈에 띕니다.

없는 눈물도 종이에 바르고 물이라도 뿌려서 반성문을 써야 있던 벌금도 없어진다고 조언하는 댓글도 있습니다.

양형 자료로 자녀의 장애 진단서부터 아버지 암 진단서에다가 가족 사진까지 내야 한다고 공유하는 경우도 보입니다.

여기에다, 자신의 재판을 담당한 판사들의 이름을 거론하며 음주운전 판결 '성향'을 공유하기도 합니다.

모든 운전자의 반성문이 다 이런 것은 아니겠지만, 정작 반성은 없는 꼼수들이 통하지 않도록 음주운전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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