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새벽 16차선 무단횡단 사고…경찰은 "운전자 과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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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7.26. 오후 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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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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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8일 오전 5시경 서울 서초구의 왕복 16차선 도로에서 벌어진 무단횡단 사고 당시 블랙박스 영상 캡처. 운전자 A씨의 차와 노란색 원 안의 오른쪽 보행자가 충돌해 사고가 났다. 사진 유튜브 채널 '한문철TV' 캡처
비가 내리는 새벽 시간대 왕복 16차선 도로를 무단횡단하는 보행자를 친 사고와 관련해, 경찰이 "운전자 과실"로 판단했다는 사연이 알려졌다.

지난 25일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는 지난 4월 18일 오전 5시경 서울 서초구의 왕복 16차선 도로에서 발생한 무단횡단 사고 현장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제보자이자 사고 승용차 운전자인 A씨는 어둑한 새벽 빗길을 시속 32.1㎞로 달리다가 빨간불을 보고 서서히 속도를 줄이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우측 옆 차선에서 신호대기 중이던 차량들 사이로 갑자기 보행자 2명이 튀어나왔고, 그중 1명은 A씨 차와 충돌했다.

A씨는 “경찰에서 도로교통공단에 영상 의뢰해 분석한 결과 ‘운전자가 충분히 제동할 수 있었다’는 결과가 나왔다”라며 “영상을 보면 사람이 보이는 시점과 충격 시점 (간 간격이) 1.5초 정도이다. 차와 (사고 나지 않은) 선행 보행자와 거리는 15.9m고, 사고가 난 보행자와 거리는 12.1m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새벽이라 어두웠으며 날씨가 흐리고 비가 내려 시야도 좁았다. 블랙박스 카메라 광시야에서 보이는 보행자 확인 시점과 운전자 입장과는 차이가 많다. 즉시 정차가 가능한 속도로 서행 중이었지만 보행자 확인 후 거의 바로 추돌했다”고 주장했다.

현재 A씨는 경찰의 범칙금·벌점 부여를 거부하고 즉결심판을 요청한 상태라고 한다.

한문철 TV에서 네티즌들을 대상으로 투표한 결과, 사고 차량의 잘못이 있다는 의견은 2%에 불과했고 잘못이 없다는 의견이 98%였다.

네티즌들은 “이건 무단횡단자 100% 과실 아닌가”, “왕복 16차선 무단횡단이라니 간도 크다”, “무단횡단자는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 “법을 준수한 운전자가 왜 가해자가 되어야 하는가” 등의 의견을 냈다.

한문철 변호사 역시 “빗길은 마른 도로보다 정지거리가 약 1.5배 더 필요하다”면서 “어둑어둑한 날 검은 계통의 옷을 입은 사람이 튀어나올 것을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피하는 건 정말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즉결심판 가시고, (즉결심판에서) 판사가 ‘도로교통공단 분석 결과 피할 수 있었는데 왜 못 피했는가’ 하며 유죄 선고하면 정식 재판 청구하시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정지거리 분석 시 빗길 임을 감안했는 지가 포인트”라며 “이럴 때 변호사 선임비 아끼지 말고 소송을 걸어야 한다. 면책 결과 받아서 다음부터 무단 횡단하는 사람이 줄어들도록 해야 한다. 무조건 차 대 사람 사고는 차가 잘못이라는 생각은 이젠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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