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없이 휴대폰 버튼 눌러 112신고…가정·데이트폭력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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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5.16. 오후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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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용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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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보이는 112', 500일간 5만여건 접수
무작위 숫자 버튼 두 번 누르면 신고 가능
[서울=뉴시스]'보이는 112' 시스템을 통해 신고 상황을 접수하는 모습.(사진=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위용성 기자 = "신고자분, 경찰 도움 필요하시면 핸드폰 숫자 버튼 눌러주세요"

지난 2월 대전의 한 오피스텔에서 이별을 거부하는 남자친구로부터 위협을 받던 20대 여성 A씨는 112에 전화를 하고도 말을 할 수 없었다. 눈 앞에서 남자친구가 자해를 시도하는 등 험악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A씨가 말 없이 울기만 하자 경찰은 휴대폰 아무 숫자나 '똑똑' 두 번 누르라고 안내했다. A씨가 이에 따르자, 경찰은 곧바로 위치추적에 들어갔다. 신고 장소를 특정한 경찰은 현장 출동해 A씨를 구할 수 있었다.

경찰청은 지난해 1월부터 음성 대신 신고자 휴대전화 카메라를 통해 위치와 주변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보이는 112' 신고 시스템을 500여일간 운영한 결과 총 5만1158건의 신고가 접수됐다고 16일 밝혔다.

'보이는 112'는 가정폭력이나 데이트폭력, 각종 성범죄 등 가해자가 당장 눈 앞에 있어 신고 내용을 말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그저 전화기 숫자 버튼을 '똑똑' 누르기만 해도 위급한 상태임을 알릴 수 있는 시스템이다.

112로 전화한 뒤 경찰의 안내에 따라 버튼을 누르면 경찰이 '보이는 112' 링크를 신고자에게 문자로 전송한다. 링크를 눌러 접속하면 경찰이 신고자의 휴대전화 카메라를 통해 신고자의 위치와 주변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또 신고자 휴대전화의 채팅 화면을 포털 사이트 화면처럼 꾸며 실시간으로 경찰관과 비밀채팅도 할 수 있다. 포털 검색창에 문구를 입력해 담당 경찰관과 대화를 하는 것인데, 가해자에게 휴대폰을 빼앗기더라도 신고한 사실을 들키지 않을 수 있는 셈이다.

경찰청은 지난해 9월부터 '보이는 112' 홍보를 위해 숫자 버튼을 반복적으로 누르라는 의미의 '똑똑 캠페인'을 진행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시스템 활용 건수가 2635건에서 3760건으로 42.7% 늘어나기도 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112 신고 후 안내에 따라 숫자 버튼을 똑똑 누르면 '보이는 112' 접속을 통해 실시간 영상 전달, 위치확인, 비밀채팅이 가능하다는 것을 잊지 말고 말하기 어려운 위급상황에서 적극적으로 이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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