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친아버지에게서 성폭력 피해를 입은 20대 여성이 홀로 숨진 채 발견된 사건, 작년 말에 전해드렸었는데요.
반성은 커녕 딸을 비난하며 범행을 부인하는 가해자에게는 어떤 처벌이 내려질까요.
어머니는 숨진 딸을 대신해 전 남편과 힘겨운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습니다.
<사건 속으로>, 조재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경찰 공무원을 꿈꾸며 한 전문학교에 다니던 21살 여성이 학교 기숙시설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이 학생은 친족 성폭력 피해자였습니다.
작년 말 스스로 세상을 등진 최수롱 씨.
그를 죽음으로 내몬 사람은 친아버지였습니다.
가정폭력과 외도로 어머니와 이혼한 지 10여 년, 갑자기 연락이 왔습니다.
"대학생도 됐으니, 밥 먹자"는 말이었습니다.
그런데 식사 뒤, 집구경을 시켜주겠다던 아버지는 태도가 돌변했습니다.
신체 접촉을 거부하는 최 씨를 때리고 성폭행까지 시도했다고 합니다.
[피해자 신고 녹취 (작년 1월)]
"제가 도망을 가다가 '아빠, 아빠 딸이잖아, 아빠 딸이니까'‥"
구체적 진술에 녹취도 있는 성폭행 미수 사건.
심지어 딸을 노린 친족 성폭력이었지만, 겨우 '강제추행'만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가해자가 부인한다는 이유였습니다.
[당시 피해자 측 변호사]
"친부고 친딸이기 때문에‥경찰이 함부로 피해자 한 명의 얘기만 듣고 이게 성범죄라고 이렇게 단정하기가 쉽지가 않아요."
1년 가까이 고통받던 최 씨가 숨진 뒤에야, 상황은 달라졌습니다.
재판 도중 판사가 가해자를 직권으로 구속했습니다.
[피해자 어머니]
"법정구속되면서 '나중에 이제 두고 보자'는 식으로‥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었어요."
혼자 남은 어머니의 싸움은 힘겨웠습니다.
피해자 지원단체가 구해 준 변호사마저 "피해자가 사망했으니 대리권이 없다"며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가해자인 아버지 측 변호인이 반격에 나섰습니다.
어머니를 증인으로 불러 "최 씨가 어릴 때부터 정신적 문제가 있지 않았냐", "예전에도 자살 시도한 거 아니냐"며 가슴을 후벼팠습니다.
[피해자 어머니 (올해 1월 공판 당시)]
"딸을 갖다가 아무리 죽었어도 그렇지, 정신병자 만들려고 하는 것 아니겠어요. 이게 사람이냐고‥"
검찰은 지난달 공판에서, 가해자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강제추행 혐의로는 그래도 높은 형량입니다.
딸을 앞세워 보낸 충격으로 어머니는 단기 기억상실증에 시달리지만, 절대 잊을 수 없는 날짜가 있습니다.
오는 24일, 가해자에 대한 선고공판일입니다.
[피해자 어머니]
"(친족 성폭력은) 더 형량이 높아야 될 것 같아요.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가족 전체의 문제이기 때문에‥수목장에 가서 애한테 '대신 내가 사과 받아왔다' 그렇게 말하고 싶어요."
MBC뉴스 조재영입니다.
영상취재: 정인학, 한지은 / 영상편집: 남은주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png?type=nf190_130)
.jpg?type=nf190_1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