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로 밝혀진 배우 강은일 성추행 누명...“통풍구가 살렸다”

입력
기사원문
김소연 기자
TALK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뮤지컬 배우 강은일. 사진| 강은일 SNS
성추행 누명으로 5개월간 구치소 생활을 한 뮤지컬 배우 강은일이 무죄로 풀려나게 된 극적인 사연이 공개됐다.

법영상분석 전문가 황민구 박사는 지난 14일 방송된 tvN STORY ‘어쩌다 어른’에서 배우 강은일의 성추행 혐의를 무죄로 입증한 경험을 들려줬다.

황 박사는 “지금 보여드릴 사건은 굉장히 억울한 사건이다. 영상 분석이 없었으면, 감옥에 갈 수밖에 없는 사건이다”이라고 2018년 벌어진 강은일 사건을 꺼냈다.

황 박사는 “모든 사건의 80% 이상은 새벽에, 술에서 생긴다. 이 사건도 새벽에 술을 마신 사건”이라며 “강은일 씨와 지인 여성 2분이 술을 마셨다. 그 중 한 분(A씨)이 화장실에서 강은일에게 성추행 당했다고 신고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은일은 ‘내가 먼저 화장실 들어갔고, 화장실을 나와 세면대에서 손을 씻고 있는데, A씨가 나와서 뒤에서 끌어 안았다. ‘너네 집 잘 살아?’라면서 ‘다 녹음되고 있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반면 A씨는 강은일이 여자화장실에 따라 들어와 자신을 추행했다고 신고했다. 강은일과 여성의 진술이 엇갈린 것.

이에 대해 황 박사는 “자기가 기억한 것과 영상은 다를 수 있다”며 “자기가 계속 생각하면, 없던 일이 되어버린다. 저는 기억을 믿지 않는다. 그러나 영상은 진실을 말한다”고 주장했다.

강은일의 성추행 누명 사건이 일어난 술집 화장실 도면. 사진| tvN STORY 방송화면 캡처
황 박사가 진실을 밝힌 것은 바로 CCTV 속 통풍구를 통해서다.

화장실 내부에는 CCTV가 설치되어 있지 않았으나 화장실 외부 문 하단에 있는 통풍구에 그림자가 생기는지를 통해 화장실에 누가 들어갔는지 알 수 있었던 것. 영상에는 강은일이 먼저 화장실에 들어간 뒤 A씨가 화장실에 들어갔고, 환풍구를 통해 여자 화장실 문이 닫히는 게 보였다. 한동안 문의 움직임이 없다가 문이 열린 후 안에 있던 사람은 곧바로 세면대 쪽으로 지나갔다.

황 박사는 “A씨의 진술대로 강은일이 여자화장실에 들어갔다면 통풍구 사이로 그의 발이 보여야 한다. 그런데 다 돌려봐도 A씨가 왼쪽으로 가서 문이 닫혔고, 이후 혼자 나오는 모습만 나온다”며 “통풍구가 없었으면 유죄 확정이다. 통풍구가 강은일을 살렸다”고 설명했다.

1심은 A씨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해 강은일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 징역 6개월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했다. 이에 법정 구속까지 됐던 강은일은 출연 중이던 뮤지컬 ‘정글라이프’와 출연이 확정됐던 뮤지컬 ‘랭보’, 음악극 ‘432hz’에서 하차했다.

그러나 황 박사의 CCTV 분석을 통해 2심에서는 결과가 뒤집혔다. 항소심에서는 영상 및 현장검증 결과 강은일의 주장이 설득력 있다고 판단, 강은일에 무죄가 선고됐다. 2020년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

강은일은 지난해 한 인터뷰에서 “성범죄 피해자들을 보호하지 말라는 게 절대 아니다. 그렇게 해석될까 무섭다”면서 다만 “피해자들이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해 진실 그대로 판단해달라는 바람”이라고 호소했다.

기자 프로필

TALK

응원의 한마디! 힘이 됩니다!

응원
구독자 0
응원수 0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방송 담당 기자 김소연입니다.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사회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