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촬영 혐의로 긴급체포된 한 기업 회장의 아들 A씨가 지난해 12월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불법촬영 혐의로 긴급체포된 한 기업 회장의 아들 A씨가 지난해 12월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성관계 장면을 불법 촬영한 혐의로 기소된 골프리조트 기업 회장 아들 권 모씨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추억을 간직하기 위해 성관계 촬영을 했다'는 권씨의 변명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부 소속 박노수 부장판사는 21일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등이용촬영·반포 혐의로 구속기소된 30대 권 모씨에게 징역 1년 10개월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지난 1심에서 권씨의 형량은 징역 2년이었다. 또 1심은 그에게 3년간의 신상정보 공개·고지, 5년 간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 제한도 명령했지만 2심 재판부는 이를 모두 면제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권씨는 '추억을 간직하기 위해 성관계 촬영을 했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을 하고, 피해 정도를 감안하면 죄책이 무겁다"면서도 "권씨와 성씨가 일부 피해자와 합의했고, 피해자가 이들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했다"고 감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권씨의 국적과 재범 위험성 등을 고려해 신상정보 공개고지와 취업제한 명령을 취소했다"고 덧붙였다.

권씨 등은 수년간 자신의 거주지 등에서 여러 여성과 성관계 하는 장면을 불법 촬영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재판에 넘겨졌다. 경찰은 기소되기 한 달 전 미국으로 출국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으로 가던 권씨를 긴급 체포했다.

한편 권씨 범행에 가담해 함께 재판에 넘겨진 그의 비서 성 모씨, 장 모씨에겐 각각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1심은 이들에게 각각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선고한 바 있다.

이현주 한경닷컴 기자 wondering_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