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채 잡고 침대 끌고 갔는데…" 강간치상 혐의 40대 무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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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09.14. 오전 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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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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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음 행위 후 피고인과 피해자 함께 라면 먹어
노래 틀고 제목 맞추기 게임도 해
재판부 "범죄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된다"
[의정부=뉴시스] 송주현 기자 = 평소 알고 지내던 여성의 머리채를 잡고 침대로 끌고가 강제로 성관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형사합의13부는 강간치상 혐의로 기소된 40대 A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21년 1월 국내 한 리조트에서 약 1년 전부터 알고 지낸 30대 여성 B씨와 함께 있던 중 B씨의 머리채를 잡아 침대에 눕히고 반항하지 못하도록 한 뒤 강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이후 병원에서 약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법정에 선 A씨는 "B씨와 합의에 의한 성관계"라며 "B씨의 의사에 반하여 성관계를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이후 B씨의 대응이나 A씨에 대한 고소를 결심한 경위가 강간 피해를 입은 피해자로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우선 B씨는 A씨가 성관계 과정에서 행사한 유형력에 대해 자신의 머리를 잡고 몸 위로 올라가 손목 등을 잡았다고 주장하면서도 폭력적이거나 때리는 행위는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해당 사건 이후 A씨와 B씨가 거실에서 라면을 함께 먹은 점, 2시간 가량 노래를 틀고 제목을 맞추는 게임을 한 점, 숙박시설에서 퇴실 후 함께 차량을 타고 귀가한 점, 귀가 직후 별다른 다툼 없이 몇 차례 전화 통화를 한 점 등을 들었다.

또 A씨가 B씨에게 관계를 끊을 것을 암시하자 자신을 이용만 하고 버리는 것이냐며 항의한 부분과 A씨가 전처와 재결합 언급 등을 하자 분노와 배신감을 토로하며 해당 사건에 대한 진단서를 끊고 신고할 것을 언급한 점 등도 판단 배경이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피고인을 직접 만난 자리에서 피고인에게 요구한 조건이 만족되지 않자 고소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이 피해자를 강간하였음을 전제로 한 이 사건 고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돼 무죄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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