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똥침’이 격려 행위? 동성 간 신체 접촉에 관대한 경찰

입력 2022.04.07 (21:49) 수정 2022.04.07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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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손가락으로 엉덩이를 찌르는 행위가, 직장 내 고소 사건으로 비화됐습니다.

동성 간이지만 불쾌감을 느꼈다며 당한 쪽에서 '추행' 피해를 호소한 건데, 경찰은 격려 차원의 행위라며​ 불송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시청자와 함께 만드는 뉴스, 제보.

양민철 기잡니다.

[리포트]

40대 회사원 A 씨가 직장 동료에게 신체 접촉을 당한 건 지난해 4월입니다.

휴게실에서 물을 마시고 있었는데 갑자기 다가오더니 손가락으로 엉덩이를 찔렀다는 겁니다.

[A 씨/피해자/음성변조 : "'왜 그러느냐, 왜 나한테 이렇게 아프게 똥침을 하느냐' 막 그런 식으로 제가 따졌더니 자기가 당황해 가지고 '웃고 다녀'(그러더라고요)..."]

A 씨는 이 직장 동료가 그날 퇴근을 하면서도 자신의 엉덩이를 만지고 갔다고 말합니다.

민감한 부위를 잇따라 접촉 당한 A 씨는 결국, 강제추행 혐의로 올해 초 고소장을 넣었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지난달 불송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A 씨/피해자/음성변조 : "제가 느끼기에는 분명히 좀 불쾌하고 과한 관심에 힘들었다고 그렇게 말씀을 드렸는데, (경찰이) '같은 동료, 동성이라 이뻐할 수는 있어요' 이런 식으로 말씀하시더라고요."]

불송치 결정서를 살펴봤습니다.

가해자가 평소 직장 동료 이상의 호감이나 동성애를 나타낸 적이 없다.

당시 행위는 격려 차원으로 볼 수 있고, 통념상 '성적 만족감'과 관련된 행위로는 보기 어렵다고 경찰은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강제추행은 성욕을 만족하기 위한 동기나 목적이 있어야만 성립하는 죄가 아니라는 게, 대법원의 판례입니다.

아무리 동성끼리라도 부적절한 신체 접촉은 허용할 수 없다는 것이 최근의 사회적 인식이기도 합니다.

[황다연/KBS 자문변호사 : "직장 내에서 동료가 동성 직장 동료의 엉덩이를 만진 사건 같은 경우에 '성적 수치심이나 성적으로 혐오감을 일으킬 수 있는 행위다'라고 봤기 때문에 모두 유죄 판결을 선고한 사례가 있습니다."]

A 씨는 불송치 결정에 불복해 이의 신청을 내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양민철입니다.

촬영기자:홍성백 류재현/영상편집:황보현평/그래픽:노경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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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보] ‘똥침’이 격려 행위? 동성 간 신체 접촉에 관대한 경찰
    • 입력 2022-04-07 21:49:38
    • 수정2022-04-07 22:19:02
    뉴스 9
[앵커]

​손가락으로 엉덩이를 찌르는 행위가, 직장 내 고소 사건으로 비화됐습니다.

동성 간이지만 불쾌감을 느꼈다며 당한 쪽에서 '추행' 피해를 호소한 건데, 경찰은 격려 차원의 행위라며​ 불송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시청자와 함께 만드는 뉴스, 제보.

양민철 기잡니다.

[리포트]

40대 회사원 A 씨가 직장 동료에게 신체 접촉을 당한 건 지난해 4월입니다.

휴게실에서 물을 마시고 있었는데 갑자기 다가오더니 손가락으로 엉덩이를 찔렀다는 겁니다.

[A 씨/피해자/음성변조 : "'왜 그러느냐, 왜 나한테 이렇게 아프게 똥침을 하느냐' 막 그런 식으로 제가 따졌더니 자기가 당황해 가지고 '웃고 다녀'(그러더라고요)..."]

A 씨는 이 직장 동료가 그날 퇴근을 하면서도 자신의 엉덩이를 만지고 갔다고 말합니다.

민감한 부위를 잇따라 접촉 당한 A 씨는 결국, 강제추행 혐의로 올해 초 고소장을 넣었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지난달 불송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A 씨/피해자/음성변조 : "제가 느끼기에는 분명히 좀 불쾌하고 과한 관심에 힘들었다고 그렇게 말씀을 드렸는데, (경찰이) '같은 동료, 동성이라 이뻐할 수는 있어요' 이런 식으로 말씀하시더라고요."]

불송치 결정서를 살펴봤습니다.

가해자가 평소 직장 동료 이상의 호감이나 동성애를 나타낸 적이 없다.

당시 행위는 격려 차원으로 볼 수 있고, 통념상 '성적 만족감'과 관련된 행위로는 보기 어렵다고 경찰은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강제추행은 성욕을 만족하기 위한 동기나 목적이 있어야만 성립하는 죄가 아니라는 게, 대법원의 판례입니다.

아무리 동성끼리라도 부적절한 신체 접촉은 허용할 수 없다는 것이 최근의 사회적 인식이기도 합니다.

[황다연/KBS 자문변호사 : "직장 내에서 동료가 동성 직장 동료의 엉덩이를 만진 사건 같은 경우에 '성적 수치심이나 성적으로 혐오감을 일으킬 수 있는 행위다'라고 봤기 때문에 모두 유죄 판결을 선고한 사례가 있습니다."]

A 씨는 불송치 결정에 불복해 이의 신청을 내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양민철입니다.

촬영기자:홍성백 류재현/영상편집:황보현평/그래픽:노경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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