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상황극하자" 채팅앱 유도에 범행..'중형' 받는다

손기준 기자 2022. 4. 4.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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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초등학생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30대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자신을 택배기사라고 속인 뒤에 초등학생 혼자 있던 집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런데 수사 결과 그런 범행을 하게끔 유도했던 사람이 1명 더 있었습니다.

손기준 기자가 단독 취재한 내용 먼저 보시고, 궁금한 점 더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순찰차들이 차례로 주택가로 들어갑니다.

몇 분 뒤, 경찰에 붙잡힌 한 남성이 순찰차에 올라탑니다.

30살 남성 B 씨는 지난 2월 15일 오후, 서울의 한 가정집에 침입해 집에 혼자 있던 초등학생 A 양을 강제로 추행했습니다.

당시 B씨는 A 양에게 택배기사라고 속여 문을 열어달라고 한 뒤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사건이 발생했던 곳입니다.

A 양의 전화를 받고 부모가 급히 경찰에 신고하면서 남성은 이곳에서 검거됐습니다.

B 씨가 일면식도 없는 A양의 집을 어떻게 찾아갔는지 수사하던 경찰은 제3의 인물을 발견했습니다.

B 씨는 경찰에 한 랜덤 채팅앱에서 연결된 27살 여성이 '성범죄 상황극을 같이 할 사람을 구한다'며 주소를 알려줘 그곳으로 찾아갔다고 진술했습니다.

수사 결과 이 글을 올린 사람은 26살 남성 C 씨로, 채팅 앱에서 여성 행세를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심지어 C 씨는 A 양 주소를 전달하면서 B 씨에게 '택배기사인 척하라'며 지시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대해 C 씨는 단순히 장난으로 집 근처 주소를 올렸을 뿐이고 실제로 범죄를 저지를 줄 몰랐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범죄의 고의성이 의심된다며 두 사람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최근 C 씨가 구속된 가운데, B 씨 구속 여부는 이르면 오늘 밤 결정될 예정입니다.

경찰은 이들의 진술과 달리 이번 사건이 모방 범죄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과거 비슷한 사건 관련 정보를 검색했는지도 살펴보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승태, 영상편집 : 박춘배, CG : 김홍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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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방금 리포트한 손기준 기자 나와있습니다.

Q. "상황극, 장난" 변명…경찰 판단은?

[손기준 기자 : 일단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경찰이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 판단입니다. 이제 A 양 집에 직접 찾아갔던 B 씨의 진술을 보면 상식적으로 맞아떨어지지 않은 부분이 있는데요. 27살 여성이 상황극에서 내가 어떤 27살 여성이다, 이렇게 올린 글이 있고 대화를 했다고 믿더라도 이것이 실제로 방문을 했을 때 무엇인가 잘못됐다 이렇게 느낄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성인 여성과 초등학생은 누가 봐도 구분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경찰은 또 단순히 장난이었다는 C 씨의 진술도 일단은 믿지 않고 있는데요. 자신의 집 근처인 해당 건물의 이름과 주소는 물론이고 그리고 심지어 택배기사로 위장하라는 범행 수법까지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경찰은 이 때문에 범죄 의도가 충분히 있고 죄질이 나쁘다고 보고 있습니다.]

Q. 처벌 수위는?

[손기준 기자 : 과거에 2019년의 사건을 반추해봐야 되는데요. 지난 2019년 세종시에서 30대 남성 오 모 씨가 여성 주거지에 침입해서 성폭행을 저지른 사건이 있었습니다. 언론에도 많이 보도가 됐는데, 이번 사건하고 되게 유사한데, 오 씨도 랜덤 채팅앱에서 30대 여성을 가정한 20대 남성 이 모 씨와 대화를 나눴는데요. 이 씨가 성범죄 상황극을 하고 싶다고 이렇게 이야기를 하니까 피해 여성이 사는 주소를 전달했다고 합니다. 그대로 오 씨가 범행을 저지른 것인데 대법원은 지난해 거짓말로 이 사건을 일으킨 이 씨와 실제 범행을 저지른 오 씨에 대해서 각각 징역 9년과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이은의/변호사 : 상황극 자체를 하거나 그런 핑계를 대는 것이 가해자 스스로에게도 양형이라든가 죄질의 평가에 나쁘게 작용할 가능성이 훨씬 크다는 걸….]

[손기준 기자 : 이런 판례가 있기 때문에 이번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처벌도 보다 엄히 내려질 것이라고 법조계에서는 보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승태, 영상편집 : 김준희, CG : 김흥식]

손기준 기자standard@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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