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딸 86차례 성폭행한 새아빠 "딸도 좋아했다"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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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2.01. 오후 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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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 "피해자가 성관계에 항상 동의, 피해자도 좋아했다"
재판부 "피고인, 피해자에게 책임 전가해"
의붓딸을 2년간 86차례에 걸쳐 성폭행한 새아빠에게 1일 실형이 선고됐다. 법정에서 그는 "피해자가 성관계에 항상 동의했고 좋아서 성관계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봉주 기자] 10대의 의붓딸을 2년간 86차례에 걸쳐 성폭행한 인면수심의 새아빠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법정에서 그는 "피해자가 성관계에 항상 동의했고 좋아서 성관계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1일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형사부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A(35)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A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10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원심이 명령했던 120시간의 성폭력 치료 강의 이수, 7년간 피고인에 대한 신상정보를 공개·고지, 10년 간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도 유지했다.

A씨는 지난 2018년 8월부터 2년간 사실혼 관계에 있던 여성의 딸을 수차례 성폭행하고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016년부터 피해자의 친어머니와 사실혼 관계로 지내며 피해자 등 자녀들과 동거해온 A씨는, 평소 피해자에게 협박과 폭력을 일삼아온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피해자가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죽여버리겠다" "너와 네 동생, 엄마도 죽이겠다"며 물건을 집어 던지기도 했다.

피해자는 피해 사실을 알면서도 자신의 신고로 가정이 깨져 엄마로부터 버림받을까 두려워 곧바로 이 사실을 알리지 못했다. 그리고 A씨는 이 점을 악용해 끔찍한 범행을 이어갔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는 가족의 행복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며 피고인의 성폭력을 오랜 시간 견뎌온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사실상 친족 관계인 피해자의 순종적이고 착한 심성을 이용해 장기간에 걸쳐 성폭행해 엄히 처벌할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A씨는 "자수했음에도 원심 재판부는 이를 반영하지 않았다"면서 양형부당 등을 이유로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자수한 사실은 인정되나 이는 형의 임의적 감면 사유에 불과하다"면서 "원심이 피고인에 대해 법률상 자수 감경을 하지 않았다거나 양형에 있어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는 위법하거나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범행 경위와 동기, 수법, 특히 86회에 걸쳐 피해자에게 성폭력을 가한 점 등을 살펴보면 재범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어 피고인의 성폭력 범죄의 예방을 위해 신상정보의 공개·고지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 일시와 장소 등을 특정할 수 없어 기소되지 않은 범행도 존재하는 것으로 보이고, 범행으로 인해 피해자가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받거나 평생 감내해야 할 성적 수치심을 느꼈을 것이다. 또 피해자가 장래에 건전한 성적 가치관을 형성하는 데 있어 이 사건이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그런데도 피고인은 수사 과정에서 '피해자가 성관계에 항상 동의했고 피해자도 좋아서 성관계했다'고 진술하는 등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태도를 보였다"면서 "피해자와 그의 엄마로부터 용서받지 못했고 엄중한 처벌을 원하는 점, 사실상 친족 관계에 있던 어린 피해자를 성폭행한 죄 등에 비춰보면 원심이 무겁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김봉주 기자 patriotb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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