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로 동료 손등 10초 문질러…대법 “성적 동기 있는 추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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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12.23. 오전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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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장교 무죄 선고한 원심 파기환송
대법원 전경. <한겨레> 자료 사진


부하 여군의 손등을 엄지로 문지른 행위를 대법원이 ‘성적 동기가 있는 추행’으로 판단했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성폭력처벌법 위반(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혐의로 기소된 해군장교 ㄱ씨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고등군사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23일 밝혔다.

ㄱ씨는 지난해 2월 사무실에서 부하 직원 ㄴ씨 왼손을 두 손으로 잡은 뒤 양쪽 엄지로 ㄴ씨의 손등 부위를 10초 정도 문질러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러나 군사법원 1·2심 모두 ㄱ씨의 행동은 손등 부위의 그림을 지우라는 의미일 뿐 ㄴ씨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정도는 아니라고 보고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ㄴ씨가 ‘이 사건 이전에 ㄱ씨의 성희롱적 언동이 많아 힘들었다’고 진술한 점, 당시 사무실에 둘만 있었던 점 등을 근거로 ㄱ씨의 행동에 추행의 고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ㄱ씨의 행위는 ㄴ씨의 의사에 반해 이뤄진 것일 뿐만 아니라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유형력의 행사에 해당하고, 일반인에게도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할 수 있는 추행행위로 볼 수 있다”며 “특정 신체 부위만을 기준으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지가 구별되는 것은 아니고, 추가적인 성적 언동이나 행동으로 나아가야만 강제추행죄가 성립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조윤영 기자 jy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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