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신축 아파트 입주했는데 '보일러 2개'…왜 이런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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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7.01. 오후 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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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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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보통 아파트에 보일러는 한 대가 있죠. 그런데 최근 새로 지은 아파트 일부에는 두 대가 들어가 있습니다. 결국 화가 난 입주민들이 소송을 냈는데 법원도 입주민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왜 이런 황당한 일이 벌어졌는지, 조해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문을 열어보니 바로 보일러 한 대가 보입니다.

그런데 한 걸음 뒤에 또 한 대가 있습니다.

1073세대가 있는 이 아파트 단지에는 한 호실에 두 세대가 살 수 있는 세대 구분형 322세대가 있습니다.

재건축 인허가의 조건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실제로 2세대가 사는 분리형, 가벽을 없애고 한 가구만 사는 기본형으로 나뉩니다.

그런데 기본형에도 보일러가 2대씩 설치됐습니다.

난방비 고지서도 2장씩 날아왔습니다.

[입주민 : 보일러가 두 개인 걸 보고, 어 이게 뭐지? 거실 난방을 가동했는데 이쪽은 냉골이고 이쪽은 뜨겁고…]

입주민 40여 명은 시행사를 상대로 소송을 했습니다.

[강호석/입주민 측 변호사 : 보일러가 두 대가 설치되면 난방비에 대한 기본료가 일단 두 배로 부과가 되고 열효율도 한 대만 설치됐을 때보다 더 떨어진다는 논문자료도 저희가 제출을 해서…]

시행사는 "계약서에 '인허가 과정에서 나오는 경미한 설계 변경은 사업자 결정에 따른다'는 조항이 있다"며 맞섰습니다.

1심은 시행사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하지만 2심은 입주민들에게 많게는 300만원씩, 모두 8천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보일러 한대를 더 설치하는 건 '경미한 설계 변경'이라고 볼 수 없다"며 "난방비가 늘고 이용하는데 불편한 점이 인정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시행사들이 계약서의 단서 조항을 앞세워 입주민들 동의 없이 설계를 변경해오던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영상디자인 : 조성혜·김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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