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수계약서 잃어버렸는데…양도세 신고 어떻게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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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절세방법 (27)
김갑돌 씨는 20년 전에 산 집을 팔아서 양도소득세 신고를 하려고 매수계약서를 찾아봤다. 하지만 분실했는지 찾을 수가 없다. 이렇게 계약서를 분실했을 때 양도소득세는 어떻게 신고할까.

양도소득세에서 취득가액은 실제로 거래한 금액이 적힌 매매계약서로 입증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계약서를 분실해 실제 취득가를 입증할 수 없는 경우 세법에서는 매매사례가액, 감정가액, 환산취득가액의 순서로 취득가액을 적용한다. 매매사례가액이란 취득일 전후 각 3개월 내에 동일하거나 유사성이 있는 자산의 매매사례가 있을 때 그 가격을 말한다. 또 감정가액이란 취득일 전후 3개월 이내에 둘 이상의 감정평가기관이 평가한 감정평가액의 평균이다. 실무적으로 취득한 지 오래된 부동산은 매매사례가와 감정가를 확인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환산취득가액을 주로 사용한다. 환산취득가액이란 매도 시점과 취득 시점의 기준시가 변동률을 기준으로 매도가액에서 취득가액을 환산해낸 금액을 말한다. 가령 주택을 실거래가 10억원에 팔았고, 현재 기준시가 6억원, 20년 전 취득 당시 기준시가는 3억원이었다고 가정하자. 그러면 비율을 적용해 취득가액을 5억원으로 환산할 수 있다.

환산취득가액(5억원) = 매도가액(10억원) × 취득 시 기준시가(3억원) / 매도 시 기준시가(6억원)

환산취득가액으로 양도소득세를 신고할 때는 실제 들어간 수리비나 중개수수료 대신 환산취득가액의 3%에 해당하는 개산(槪算)공제액을 필요경비로 인정한다. 또한 1984년 12월 31일 이전에 취득한 부동산은 세금계산의 합리성을 위해 의제취득일인 1985년 1월 1일 취득한 것으로 간주해 환산취득가액을 계산한다.

환산취득가액의 계산 방식을 보면 취득 시 기준시가와 매도 시 기준시가의 차이가 적을수록 환산취득가액이 커진다. 따라서 시세는 급격히 올랐는데 기준시가는 별로 오르지 않은 부동산은 환산취득가액이 실제 취득가액보다 높게 계산된다. 이런 경우에는 환산취득가액으로 신고하면 양도소득세가 줄어든다. 특히 건물을 신축해서 단기간 내에 파는 경우 취득시점과 양도시점의 기준시가 차이가 거의 없기 때문에 환산취득가액으로 신고하게 되면 양도소득세가 매우 적게 계산된다. 이런 꼼수를 막기 위해 2018년 이후 양도분부터는 건물을 신축하고 5년 이내에 양도하면서 환산취득가액으로 신고하면 환산취득가액의 5%를 가산세로 부과하고 있다.

한편 환산취득가액으로 양도소득세를 신고하면 세무서에서 실지(實地)거래금액이 있는지를 조사한다. 2005년까지는 양도소득세를 실거래가가 아닌 기준시가로 신고했다. 그래서 계약서가 없어도 양도소득세 신고에 문제가 없어 계약서를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2006년부터는 양도소득세를 실거래가로 계산하기 시작했고, 등기부에도 실거래가를 기재하도록 했다. 따라서 2006년 이후에 취득한 부동산은 실거래가를 알 수 있기 때문에 환산취득가액을 인정받기 어렵다. 또 2006년 전의 거래라도 세무서가 전 소유자나 중개인을 조사하거나, 매매 당사자 간의 금융 거래 내역을 조사할 수 있다. 조사 결과 실제 거래금액이 확인되면 실제 거래가로 양도소득세를 추징한다. 이때는 덜 낸 양도소득세와 더불어 신고불성실 가산세와 납부불성실 가산세까지 내야 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승현 진진회계법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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