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억 대학 기부한 미혼 여성…“유산 내놔” 오빠·동생의 돌변

  • 카드 발행 일시2023.08.08

머니랩

패밀리오피스 M

전통적인 패밀리오피스(Family Office)는 초고액 자산가 혹은 기업 오너 일가의 자산을 관리하는 개인 운용사로, 최소 1000억원 이상을 굴립니다. 미국 ‘석유왕’ 록펠러가 가문의 자산 관리를 위해 19세기 ‘록펠러 패밀리오피스’를 설립한 게 패밀리오피스의 시작이죠. 이후 케네디가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등 유명 가문(가족기업)은 패밀리오피스를 활용해 재산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머니랩은 ‘부자들의 전유물’이었던 패밀리오피스의 축소판으로 머니랩 가족의 돈 관리를 돕는 [패밀리오피스 M]을 시작합니다. 누구나 풍요로운 노후를 준비할 수 있도록 상속·증여, 가업 상속, 사회환원, 세무 등 ‘돈 고민’을 세무사, 상속·증여 전문가, 변호사 등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풀어줍니다.

[패밀리오피스 M]1회는 유산을 물려줄 마땅한 상속인이 없는 싱글족이 전 재산을 형제나 조카에 물려주기보다 사회에 환원하는 방법을 살펴봅니다.

[패밀리오피스 M] 1회
-싱글족이 유산을 똑똑하게 기부하는 법

A대학은 최근 60억원을 기부받았다가 곤혹스러운 상황에 부닥쳤습니다. 기부자의 형제자매가 “내 몫(유류분)을 달라”며 내용증명을 보내며 학교를 상대로 한 유류분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분위기를 내비치면서죠. 이 대학 졸업생인 사업가 김영숙(64·가명)씨가 아파트와 상가 등을 팔아 마련한 60억원을 기부한 뒤 암으로 세상을 떠난 지 딱 두 달 뒤에 벌어진 일입니다. 미혼인 김씨가 수년 전 부모가 돌아가시자 유산을 모교에 기부한다는 유언장을 작성했는데도 이런 일이 생긴 겁니다.

A대학 측은 “‘경제적 어려움으로 학업을 포기하는 학생을 돕고 싶다’는 고인의 뜻을 지키지 못할까 봐 걱정”이라며 “한편으론 (기부자의 형제인) 오빠 2명과 여동생이 경제적으로 여유로워 유류분 다툼은 없을 것이라 장담했던 고인의 말이 떠올라 씁쓸했다”고 토로합니다.

김씨가 ‘유증’(유언에 의한 증여)에서 간과한 건 형제들의 유류분입니다. 김씨처럼 배우자와 자녀(1순위 상속인), 부모(2순위)가 없는 경우 형제자매와 조카(3순위)가 법정상속인 자격을 얻습니다. 법정상속인이 유증으로 인해 다른 상속인이나 제삼자에게 이전한 상속재산 중 자신의 몫을 돌려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유류분입니다.

현행 민법상 배우자와 직계비속(자녀·손자녀)의 유류분은 법정상속분의 2분의 1, 직계존속(부모·조부모)과 형제자매는 3분의 1을 유류분으로 요구할 수 있습니다. 사례 속 김씨의 오빠 2명과 여동생은 각각 법정상속분(20억원) 중 6억6600만원 상당의 유류분을 달라고 주장하는 겁니다.

유산을 물려줄 마땅한 상속인이 없는 1인 가구(싱글족)가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고 싶다는 기부 의지를 지킬 방법은 없을까요. 사회적 관심사기도 하죠. 싱글족이 늘면서 ‘유산 쓰임’에 대한 고민을 하는 1인 가구가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