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에게 부동산 준 母…뿔난 딸들 "다시 내놔라" 소송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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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5.17. 오후 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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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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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류분 제도 위헌심판 오늘 첫 공개변론
사진=연합뉴스

망인인 유 모 씨는 생전에 며느리와 두 손자에게 부동산을 증여했다. 그가 2017년 10월 사망하자 그의 딸들은 어머니에게 증여받은 부동산을 돌려달라며 며느리와 손자들을 상대로 유류분반환청구소송을 냈다. 피고들은 2020년 4월 유류분 제도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했으나 기각됐다. 이에 피고 측은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김 모 씨는 자신이 설립한 장학재단에 재산을 유증하고 2019년 5월 사망했다. 김 모 씨의 자녀들은 장학재단을 상대로 유류분반환청구소송을 냈다. 장학재단은 1심 소송 진행 중 유류분 제도를 규정한 민법 조항들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했으나 2021년 2월 기각됐다. 장학재단 측은 이에 불복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헌법재판소는 17일 오후 2시 헌재 대심판정에서 유 모 씨의 며느리 등과 김 모 씨의 장학재단 측이 청구한 헌법소원심판을 병합한 사건에 대해 첫 공개변론을 연다. 유류분 제도를 규정하고 있는 민법 제1112조~제1116조 및 제1118조 등 6개 조항의 위헌 여부를 심판할 예정이다.

유류분은 가족들이 받을 수 있도록 보장된 최소한의 유산 비율을 뜻한다. 피상속인이 “가족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재산을 모두 물려주겠다”는 유언을 했다고 하더라도, 상속인은 법으로 보장된 유류분만큼은 꼭 받을 수 있다. 현행 민법상 배우자와 직계비속(자녀 등)은 법정상속분의 2분의 1을, 직계존속(부모 등)과 형제자매는 법정상속분의 3분의 1을 유류분으로 보장받고 있다.

청구인들은 핵가족화 및 평균수명의 연장, 남녀평등 실현 등에 따라 유류분제도의 정당성이 상당 부분 상실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피상속인의 재산처분의 자유가 상속권에 우선하고, 당사자 간 형평성과 상속재산에 대한 기여 여부 등과 같은 구체적 사정이 고려되기 어려운 점도 불합리하다는 지적이다.

반면 이해관계인 법무부는 유류분제도가 피상속인의 재산처분의 자유를 원천적으로 박탈하지는 않는 점과 부양의 필요성이 크지 않은 상속인도 상속재산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은 보호받을 필요가 있는 점에서 여전히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시대 변화에 따른 사회 현실에 맞도록 유류분 제도를 수정해야 할 필요성이 있더라도, 위헌 소송이 아닌 충분한 사회적 논의를 거쳐 입법 절차로 결정돼야 할 사안이라는 주장이다.

헌재는 민법상 유류분제도의 입법 목적이 오늘날에도 정당성이 인정되는지와 유류분 권리자와 유류분 비율을 획일적으로 정한 것이 타당한지를 따져볼 예정이다. 물려받는 재산의 성격 등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유류분 반환의 대상으로 보는 게 공익에 반하는 것인지 등도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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