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받은 용돈, 증여세 폭탄 피하려면?[판결뒷담화]

성주원 2022. 9. 10.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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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살펴볼 사건은 할머니가 미국에 유학간 손자의 생활비와 교육비를 부쳐준 것에 대해 과세당국이 증여로 보고 증여세를 부과하자 손자가 그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소를 제기한 사건입니다.

할머니가 사망한 후 과세당국은 이 경비를 포함해 손자가 할머니로부터 증여받은 부동산 등을 더해 2억8000여만원의 증여세를 부과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사건에서는 과세당국이 증여세를 부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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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양의무자가 준 생활·교육비 등은 비과세
부모 경제적 능력 없으면 조부모가 부양자
신고누락 증여세, 상속세 조사과정서 걸려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부모님이 대신 내준 학비에도 세금이 부과될 수 있을까요? 추석 명절에 친지어르신들이 주신 용돈의 경우는 어떨까요?

오늘 살펴볼 사건은 할머니가 미국에 유학간 손자의 생활비와 교육비를 부쳐준 것에 대해 과세당국이 증여로 보고 증여세를 부과하자 손자가 그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소를 제기한 사건입니다. 할머니는 매달 800만~1000만원씩 총 3억3000여만원의 경비를 손자에게 송금했습니다. 할머니가 사망한 후 과세당국은 이 경비를 포함해 손자가 할머니로부터 증여받은 부동산 등을 더해 2억8000여만원의 증여세를 부과했습니다. 법원은 이에 대해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습니다.

기본적으로 부양의무가 있는 부모가 자녀에게 주는 생활비와 교육비는 사회 통념상 벗어나지 않는 범위라면 전부 ‘비과세’ 항목입니다.

그런데 이번 사건에서는 과세당국이 증여세를 부과했습니다. 이유는 생활비와 교육비를 지급한 사람이 부모가 아니라 ‘할머니’였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법적으로 본인의 자녀와 배우자, 부모에 대해 부양의무를 집니다. 다시 말하면 할머니는 손자에 대해 직접적인 부양의무가 없다는 뜻이죠.

다만 이 경우에도 부모가 자식에 대해 부양능력이 없다면 그때만큼은 조부모가 부양자가 될 수 있습니다. 만약 이번 사건에서 미국에 보내진 생활비와 교육비가 비과세 대상으로 인정받으려면 △부모가 자녀에게 돈을 직접 보낸 경우 △부모가 부양능력이 없는 경우 중 하나에 해당해야 합니다.

신고가 누락된 증여세는 상속세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상당수 포착됩니다. 과세당국은 사망한 고인이 보유했던 계좌를 길게는 10년, 보통은 3~5년 거슬러 올라가 살펴보는데요. 그 기간 증여로 의심되는 돈의 흐름에 대해 제대로 소명하지 못하면 모두 증여로 보는 겁니다. 증여세 신고를 제때 안 한 것이므로 가산세까지 물게 되죠.

이같은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는 부모로부터 받은 돈이 생활비나 교육비 등으로 사용됐다는 기록을 남겨놓으면 됩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일일이 기록을 해둔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죠.

이럴 때 부모 명의의 카드를 자식에게 주고 생활비 등을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 손쉬운 해법입니다. 자식이 사용한 카드내역은 훗날 생활비 등의 소명 자료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죠.

또 다른 방법은 통장에 기입하는 방법입니다. 입금할 때 ‘용돈’, ‘학자금’ 등의 기록을 남겨놓는 것이죠.

다만 기록을 남겨놓더라도 그 돈을 가지고 실제 생활비 등으로 쓰지 않고 주택 등 부동산을 구입했다면 결국 ‘증여’로 본다는 점을 주의해야 합니다.

판결뒷담화의 길라잡이, 조용주 대표변호사(법무법인 안다)와 함께 생활비와 용돈에 증여세가 부과되는 경우를 살펴보고 증여세 폭탄을 피하기 위한 방법을 알아보았습니다.

성주원 (sjw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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