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바로가기

기사 상세

경제

"집9억, 국민연금 월 84만원 넘으면 건보료 연 240만원↑"…나도 폭탄 대상?

류영상 기자
입력 : 
2022-06-12 12:26:37
수정 : 
2022-06-13 09:54:16

글자크기 설정

하반기 건보료 2단계 개편…피부양자 요건 까다로워져
공적연금 2000만원 넘으면 안돼
공적연금 소득인정 비율도 `30→50%` 건보료 더 내야
사진설명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직장인 A씨는 국민연금을 매달 84만원 정도 받으며 노후 생활비에 보태고 있다. 그런데 요즘 큰 걱정거리가 하나 생겼다. 그간 직장에 다니는 아들 밑에 피부양자로 올라, 건보료를 안냈지만 올 하반기부터는 지역가입자로 전환돼 월 20만원(연 240만원)이 넘는 건보료를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A씨는 "노후엔 돈 한 푼이 아쉬운데, 월 20만원이 넘는 돈을 어디서 충당해야 할지 막막하다"면서 "청소나 식당 등 몸으로 떼우는 파트타임이라도 알아봐야 할 상황"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A씨처럼 올 9월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2단계 개편을 앞두고 적지 않은 은퇴자들이 한 숨을 내쉬고 있다. 피부양자 문턱이 지금보다 훨씬 높아지면서 건보료를 면제받던 피부양자 자격을 유지하기 어려워진 탓이다.

건강보험 가입자는 크게 ▲직장가입자 ▲피부양자 ▲지역가입자 등 3개 그룹으로 나뉜다. 피부양자는 직장에 다니는 자녀나 가족에 주로 생계를 의존하는 사람으로 보험료를 한 푼도 내지 않고 보험 혜택을 받는다.

다만, 피부양자가 되려면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한 소득 기준, 재산 기준, 부양요건 등을 충족해야 한다.

새로 개편될 2단계 건보료 부과체계에서 가장 크게 바뀌는 것은 무엇보다 피부양자 자격 요건이 까다로워지고, 공적 연금소득에 대한 소득 반영비율이 50%로 확대, 연금생활자의 건보료 부담이 커진다.

재산기준 피부양자 자격, 과세표준 5억4000만원→3억6000만원 이하

까다로워지는 피부양자 자격 요건을 보면, 먼저 재산기준 자격요건은 과세표준 3억6000만원 이하(3억6000만~9억원인 경우엔 연간 합산소득 1000만원 이하)로 바뀐다. 현재 5억4000만원인 과세표준 기준이 크게 낮아지는 것이다.

즉 ▲소유한 재산(토지, 건축물, 주택, 선박 및 항공기)의 과세표준액이 9억원을 넘거나 ▲ 연간 합산소득이 1000만원을 넘으면서 과세표준액이 3억6000만원 초과하면 피부양자 자격을 잃게 된다.

이 경우 아파트의 경우 공시가격의 60%를 과세표준으로 잡는다.

가령, 현재 시가 15억원짜리 아파트의 공시가격은 9억원이고, 과세표준은 5억4000만원(공시가격의 60%)이다. 따라서 시가 15억원짜리 아파트 소유자가 국민연금으로 월 84만원(연간 1000만원 초과)을 받고 있다면 지금은 피부양자 자격을 유지할 수 있으나 하반기부터는 지역가입자로 전환, 월 20만원이 넘는 보험료를 부담해야 한다.

건강보험 당국은 2단계 부과체계 개편에서 피부양자에서 탈락한 경우 보험료를 자동으로 감면해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소득기준 피부양자 자격, 연간 합산소득 2000만원 이하로

소득 기준으로는 연간 합산소득이 현재 3400만원 이하에서 2000만원 이하로 낮아진다.

이렇게 바뀐 기준에 따라 11월부터 지역보험료를 부과하기에 2021년도 합산소득이 연간 2000만원을 넘으면 당장 오는 11월부터 피부양자 자격을 잃고 지역가입자로 전환된다.

합산소득에는 금융소득, 사업소득, 근로소득, 연금소득, 기타소득 등이 포함된다.

금융소득은 예금 이자, 주식 배당 등(비과세, 분리과세 제외)이 해당되는데, 예금 이자와 주식 배당으로 2001만원을 받았다면 2000만원을 제외한 1만원이 아니라 2001만원 전액에 보험료를 매긴다.

특히, 충격을 받는 집단은 국민연금을 비롯해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군인연금 등 공적연금을 받는 사람들이다.

퇴직연금과 개인연금 등 사적 연금은 빠진다. 이 같은 공적 연금소득으로 피부양자에서 탈락하는 연금생활자들이 대량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공무원연금이나 사학연금, 군인연금, 국민연금으로 월 167만원 이상을 타는 은퇴자의 경우 공적 연금소득만으로 연간 2000만원을 초과하면서 피부양자 자격을 상실케 된다.

건강보험 당국은 2018년 7월 1단계 개편 당시, 기준 강화로 피부양자에서 지역가입자로 바뀌어 보험료를 내야 하는 사람이 1단계 32만세대(36만명)에서 2단계 47만세대(59만명)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아울러 사업소득이 없어야 피부양자 자격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사업자등록증이 있고 기본공제와 필요경비를 뺀 사업소득이 단 1원이라도 있으면 피부양자 자격을 잃을 수 있다. 프리랜서 등 미등록 사업자인 경우에는 사업소득의 합계액이 연간 500만원 이하여야 피부양자로 계속 남아 있을 수 있다.

[류영상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