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1200만원 결혼자금 세탁기에 그만"…이럴 땐 어떻게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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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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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찢어진 조각 모아 지폐교환소로 가져와야"
남은 면적 4분의3 이상이면 전액 교환
불에 탄 지폐 붙어 있는 재 부분까지 인정


손상된 은행권. [사진 제공 = 한국은행]
#이모 씨는 아들의 결혼자금을 세탁기 밑에 보관하던 중 은행권 1264만원이 물에 젖어 훼손됐다. 다행히 은행권이 찢어지지는 않아 1264만원을 한국은행 화폐교환소에서 고스란히 교환했지만 자칫 낭패를 겪을 뻔했다.

#김모 씨는 장판 밑에 은행권을 장기간 보관 중 습기 등으로 손상됐다. 쌈짓돈 200만원을 사용할 수 없을 수도 있다는 걱정에 김씨는 당황했다.

#노모 씨는 치매를 앓는 모친이 냄비에 5만원권 등이 담긴 상태로 가스불을 켜 은행권 587만원이 훼손됐다. 노씨는 은행권이 담긴 냄비를 그대로 한은 화폐교환소로 가지고 가서 훼손된 은행권을 모두 교환했다.

잘못된 보관 방법이나 실수로 인해 손상된 화폐 사례들이다. 이렇게 손상된 화폐는 한은 화폐교환소에서 손상 정도에 따라 교환을 해준다. 은행권의 경우 면적 대비 손상 정도가 크지 않을수록 온전히 교환을 받는데 유리하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 손상화폐 폐기 규모는 1억9166만장으로 약 1조156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국민들이 한은 화폐교환 창구를 통해 교환한 손상화폐 규모다.

이중 은행권 폐기량은 1억6943만장(1조1541억원)으로, 권종별로 만원권(9300만장, 전체의 54.9%), 천원권(6550만장, 38.7%), 5000원권(860만장, 5.1%), 5만원권(230만장, 1.4%) 순이었다.

주화 폐기량은 2223만장(25억원)이며, 화종별로 10원화(950만장, 전체의 42.9%), 100원화(560만장, 25.2%), 50원화(370만장, 16.5%), 500원화(340만장, 15.4%) 순이었다.

손상된 은행권. [사진 제공 = 한국은행]
폐기된 물량을 낱장으로 길게 이으면 총 길이가 2만4765km로 경부고속도로(415km)를 약 30회 왕복한 수준에 달한다. 총 높이는 5만3459m로 에베레스트산(8849m)의 6배, 롯데월드타워(555m)의 96배 수준이다.

이렇게 손상된 화폐가 많다보니 한은 직원들도 바쁘다. 찢어진 은행권은 퍼즐처럼 조각을 맞추고 불에 탄 은행권은 한국조폐공사에 의뢰에 무게를 달아 추정하는 방식으로 교환을 진행한다.

한은 관계자는 "손상된 화폐 규모가 많은 경우 정확한 규모를 파악하기 위한 작업에 두달 이상 소요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다행히 올해 상반기 손상화폐 폐기 규모는 전년 같은 기간의 2억2313만장(약 1조436억원) 대비 3144만장(14.1%) 감소했다.

정복용 한은 발권국 발권기획팀장은 "은행권의 경우 비현금 지급수단 발달, 비대면 거래 확대, 연초 코로나19 확산세 심화 등에 따른 은행권 환수 부진 등의 영향으로, 주화의 경우 전년 상반기 중 주화 환수량의 일시적 급증에 따른 영향 등에 각각 기인해 올해 상반기 손화상폐 폐기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화재 등으로 은행권의 일부 또는 전부가 훼손, 사용할 수 없게 된 경우 원래 면적과 비교해 남은 면적이 4분의3 이상이면 액면금액 전액을, 5분의2 이상 4분의3 미만이면 액면금액의 반액을 새 돈으로 교환해 주고 있다.

특히, 불에 탄 은행권은 붙어 있는 재 부분까지 남아 있는 면적으로 인정한다.

때문에 불에 탄 은행권을 교환할 때는 불에 탄 상태 그대로 원래의 모습이 최대한 유지될 수 있도록 재를 털어 내거나 쓸어내지 말고 상자나 용기에 담아 운반해야 한다.

주화는 모양을 알아보기 어렵거나 진위를 판별하기 곤란한 경우 교환이 불가하다.

손상된 화폐를 새 것으로 대체하는 데는 적지 않은 비용이 따르는 만큼 한은은 화폐 보관에 신경을 써야한다고 당부한다.

한은 관계자는 "화폐가 훼손될 경우 개인재산의 손실은 물론 화폐제조비가 늘어나는 요인이 된다"며 "거액의 현금은 가급적 금융기관에 예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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