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노인 13억 계좌서 돈 빼낸 조선족 간병인…아들은 위안화 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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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06.22. 오전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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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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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치매 환자의 계좌에서 7년 동안 13억여원을 빼돌린 60대 조선족 간병인이 항소심에서 도리어 형량이 늘었다.

수원고법 제2-3형사부는 특정경제 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중국국적 김모씨(69·여)에게 징역 4년의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지난 21일 밝혔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김씨의 아들 문모씨(41)에게는 원심 판결대로 징역 3년을 선고했다.

김씨는 치매환자인 A씨의 주거지인 경기 용인지역 한 실버타운에서 2007년부터 같이 거주하며 A씨의 가사도우미 겸 간병인으로 일을 해왔다.

김씨는 A씨가 2010년 이후부터 치매증상이 악화되자 2014년 9월~2020년 12월 A씨의 체크카드를 무단취득해 현금으로 인출하거나 본인명의 계좌로 이체하는 등의 방식으로 200여차례 걸쳐 총 13억7000만원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

아들 문씨는 이 돈을 중국 위안화로 환전하는 등 김씨의 범행에 적극 가담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씨는 A씨의 치매증상이 악화된 가운데 그의 재산을 관리해줄 가족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이같이 범행했다.

김씨는 경찰 수사단계에서 돈을 빼낸 범죄사실을 시인했지만 이후 "A씨가 생전에 자신에게 정당하게 지급하거나 증여한 돈"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지난해 12월23일 수원지법에서 열린 이 사건 원심에서 법원은 김씨에게 징역 4년을, 문씨에게 징역 3년을 각각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 법원은 "김씨가 이 사건 범행을 주도하고 또 13억7000만원에 이르는 금액을 훔치는 등 죄책이 무거움에도 불구하고 납득할 수 없는 주장으로 범행을 계속 부인하고 반성하는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며 "피해회복에 대한 노력도 없어 A씨의 유족들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형량을 1년 더 가중했다.

이어 "문씨 역시 죄책이 무거우나 원심의 형을 변경할 만한 사정이 없어 문씨의 항소를 기각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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