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외출증 발견하고 사용하기도
허가 안 받고 12시간가량 부대이탈
"군대 부적응 문제 겪은 점 등 고려"
[서울=뉴시스]김래현 기자 = 군인이 부대 밖으로 나가고 싶어 공문서인 외출증을 위조하고, 이 가짜 외출증을 실제로 사용까지 했다면 어떤 처벌을 받을까.
A(21)씨는 해군 2함대사령부의 한 부대에서 복무하는 사병이다.
그는 지난해 1월23일 함께 근무하던 군인들과 외출을 하고 싶어 업무용 컴퓨터로 부대장 명의의 외출증 1매를 위조했다.
이 외출증에는 이튿날인 1월24일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9시까지 외출 기간을 적었다고 한다.
또 같은 해 2월3일 A씨는 부대 생활관 자기 침대 위에 부대장 명의 외출증이 올려져 있는 걸 발견했다.
당시 그는 외출을 신청한 적 없었고, 외출증 양식도 달랐다. 더욱이 부대 병사들 사이에선 외출증 위조가 빈번했기에 A씨는 이 외출증이 위조된 줄 알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그는 다음날인 2월4일 오전 8시30분께 이 외출증을 정문 근무자인 군사경찰(헌병)에게 내고 외출, 오후 8시50분에 복귀하기까지 약 12시간 가량 부대 밖에 머물렀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구지법 형사6단독 문채영 판사는 지난 6일 공문서위조, 위조공문서행사, 위계공무집행방해, 무단이탈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문 판사는 "공문서를 위조하거나 행사하고 부대를 무단이탈하는 등 그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도 "범죄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을 참작했다"고 판시했다.
또 "피고인이 군대 부적응 등 문제를 겪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아직 20대 초반의 사회초년생으로 건전한 사회 구성원이 될 기회를 부여할 필요가 있는 점 등이 유리한 정상"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