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숨진 국가유공자 아내, 재혼 신고 안 했다고 처벌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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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2.08. 오후 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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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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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국가유공자의 배우자가 재혼 사실을 신고하지 않고 보훈급여를 수령했다는 이유로 처벌해서는 안 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지난달 11일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국가유공자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창원지법으로 돌려보냈습니다.

A 씨는 2012년∼2019년 63회에 걸쳐 숨진 남편의 보훈급여 1억 2천여 만 원을 허위로 타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A 씨의 남편은 1974년 6월 28일 이른바 속초 해전 당시 북한 경비함과 교전하던 중 숨졌습니다.

A 씨는 1986년 국가유공자 배우자로 등록했으나 1995년부터는 다른 사람과 사실혼 관계로 지냈습니다.

국가유공자법은 국가유공자의 배우자가 다른 사람과 재혼하면 유족 자격을 상실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숨진 남편의 친척이 A 씨를 고발했고, 검찰은 A 씨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급여를 수령했다고 보고 기소했습니다.

1심과 2심 법원은 A 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A 씨를 처벌할 수 없다고 보고 다시 재판하도록 사건을 돌려보냈습니다.

대법원은 "국가유공자법상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보상을 받는 행위'라 함은 주관적으로 거짓 또는 부정한 방법임을 인식하면서 적극적인 방법으로 받을 수 없는 보상을 받는 것을 말한다"고 전제했습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배우자로서 정당하게 보상금을 수령하던 중 다른 사람과 사실혼 관계를 형성했음에도 이를 신고하지 않았을 뿐"이라며 "신고 의무를 태만히 한 것에 불과하고 적극적인 방법을 통해 보상금을 수령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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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경제부, 탐사보도팀, 데이터저널리즘팀 등을 거쳐 현재 법조팀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수오지심을 아는 사람이 되자는 신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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