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 중 말 죽게 해…KBS '태종이방원' 제작진에 벌금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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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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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 "말 넘어뜨리지 않고 찍을 방법 있어…표현의 사실성·제작 비용 절감 위해 범행"
"말이 상해를 입게 될 것을 염두에 두는 행위, 동물 학대에 해당"
KBS1 사극 '태종 이방원' 방송 장면. 동물권행동 카라 제공

낙마 장면을 찍기 위해 도구를 사용해 말을 넘어뜨려 숨지게 한 KBS 대하드라마 '태종 이방원' 제작진에 대해 벌금형이 내려졌다.
 
서울남부지법은 동물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KBS 소속 PD 김모씨와 무술감독 홍모씨, 승마팀장 이모씨 등 3명에 대해 각각 벌금 천만 원을 선고했다고 17일 밝혔다. 양벌규정에 따라 재판에 넘겨진 KBS에 대해서는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이들은 2021년 11월 낙마 장면을 찍으려 앞다리에 로프를 묶은 말을 내리막길로 달리게 한 후 일부러 넘어뜨려 말에게 신체적 고통을 주고 학대한 혐의를 받는다.
 
이러한 연출로 넘어진 말은 해당 장면을 찍은 지 닷새 만에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피해 말이 넘어지는 훈련을 받았다고 볼 증거가 없으며, 극중 이성계 말의 대역으로 낙마 장면에 이용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점은 낙마 장면 촬영 과정에서 말이 상해를 입게 될 것을 염두에 두는 행위로 보여 동물보호법이 규정하는 학대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스턴트맨이 낙마하거나 말 모형 제적, 컴퓨터 그래픽 이용 등 실제 말이 넘어지지 않고 낙마 장면을 촬영할 방법이 있는 것으로 보이나 표현의 사실성이 떨어지거나 제작 비용이 많이 든다는 사정으로 피고인들이 로프를 이용해 말을 넘어뜨리는 방법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피고인들의 범행 내용, 피해 말이 받았을 고통, 촬영 결과물이 방송된 이후 야기된 사회적 파장 등에 비춰보면 죄가 가볍지 않다"며 "피고인들이 기본적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있고, 사건 이후 KBS가 주관해 동물 촬영에 관한 내용을 추가한 방송제작 가이드라인을 제정해 시행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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