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차로 소녀상 돌진하던 극우 유튜버, '무고' 법정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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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11.02. 오전 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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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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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삼촌TV' 운영자 김기환씨 징역 8개월 선고... 법원 "죄질 안좋아"

    
 '우파삼촌TV'로 활동했던 극우유튜버 김기환

  
소녀상 지킴이와 조국 전 장관, 문재인 전 대통령 등을 타깃으로 수년간 지속적으로 공격해오던 유튜브 운영자가 무고 혐의로 법정구속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지난달 19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 24단독 재판부(판사 유동균)는 무고 혐의로 기소된 '한동훈삼촌TV(구 우파삼촌TV)' 김기환씨와 또다른 유튜버 노아무개씨에게 각각 징역 8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재판부는 "업무수행 중인 서울교통공사 직원을 의도적으로 도발한 후, 마치 폭행당한 것처럼 허위신고해 범행 경위가 매우 불량하다"면서 "국가의 형사사법기능을 적극적으로 해하고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초래했다. 피무고자(공사 직원)로 하여금 부당한 형사처분을 받을 위험에 처하게 하는 범죄로 그 죄질이 좋지 않다"며 법정구속 이유를 적시했다.

수년 전부터 유튜브 '우파삼촌TV'를 운영해오던 김씨는 계정이 폐쇄되자 지난해 9월부터 '한동훈삼촌TV'로 바꿔 활동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자유총연맹 자문위원으로 임명됐으며, 9월에는 김태우 국민의힘 강서구청장 후보의 홍보특보로 임명되기도 했다.

무슨 일로 법정구속까지?
 
 2020년 12월 6일 퇴근 시간 무렵 우파삼촌 김씨가 서울지하철 1호선 종각역에서 유튜버 노씨와 함께 1인 시위를 진행했다. 왼쪽이 노씨이고 오른쪽이 이를 막는 지하철공사 직원 모습이다.
ⓒ 유튜브 다까라TV 화면 캡처

 
사건은 지난 정부 때인 3년 전 겨울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씨는 2020년 12월 6일 퇴근 시간 무렵 서울지하철 1호선 종각역에서 노씨와 함께 1인 시위를 진행했다.

노씨는 '부정선거 재검표하라, 우한 폐렴 정치쇼' 등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들고 종각역 보행통로에 섰고, 김씨가 유튜브 채널에 생중계했다. 이에 서울도시교통공사 도시안전지원센터 질서유지팀 소속 직원 A씨가 나타나 시위 중단을 요구하며 노씨가 들고 있던 피켓을 잡았다. 그런데 이 순간 노씨가 갑자기 공사 직원으로부터 폭행을 당한 것처럼 보이기 위해 뒤로 나자빠졌다.
 
영상을 찍던 김씨는 "넘어졌다, 넘어졌다, 발로 찼다" 등 소리를 지르며 공사 직원을 향해 "너 딱 걸렸다, 이놈아, 고소해야 하니까" 등 조롱 섞인 막말을 쏟아냈다. 그러면서 "(유튜브 시청자들을 향해) 됐습니다, 찍었습니다, 찍었습니다, 우린 갑니다, 바로 가겠습니다, 발로 차는 걸 경찰이 확인했습니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당시 상황은 지금도 유튜브에 남아있다.

실제 이들은 사건 발생 직후인 19시 27분께 인근 지구대를 방문해 '1인 시위를 하는데 (공사직원이) 촬영하지 말라 하며 피켓을 강제로 빼앗고 발을 걸어 넘어뜨렸다'면서 '오른 팔과 발목이 꺾여서 심하게 아프다. 처벌을 원한다'는 진술서를 작성했다. 일주일 뒤인 13일에는 종로경찰서에 출석해 '폭행을 당해 반깁스 처방을 받았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법원은 이들의 행태를 무고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공사 직원의 행위가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직원을 비난하고, 책임을 전가하는 등 반성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 범행 후 정황도 나쁘다"며 "김씨는 주도적으로 이 사건 범행을 계획하였음에도 공범 노씨와의 공모를 부인하며 책임을 모면하는데 급급한 태도를 보였다"라고 강조했다.

유명한 아스팔트 극우 유튜버... 구속 직전 '윤 대통령-한 장관 잘 부탁' 입장문 
 
 202년 7월 14일 저녁 극우유튜버 김씨가 소녀상으로 차를 모는 모습. 김씨는 이를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생중계 했다.
ⓒ 우파삼촌TV 화면 캡처

 
 2020년 7월 14일 저녁 극우유튜버 김씨가 소녀상으로 차를 모는 모습. 김씨는 이를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생중계 했다.
ⓒ 우파삼촌TV 화면 캡처

 
김씨에 대한 논란은 그동안 끊이지 않았다. 종각역 무고 사건이 일어나기 반년 전인 2020년 7월 김씨는 자신의 승합차를 몰고 소녀상 지킴이들(구 일본대사관 앞에 세워진 소녀상 철거를 막기 위해 지키는 사람들)을 향해 급돌진을 했다. 현장에 있던 이들이 바로 피해 부상을 입지는 않았다.

당시 김씨는 "공교롭게 그날따라 소녀상 앞에 차를 대게 됐다"며 "손가락으로 휴대전화에 화면을 돌리려고 잠시 섰다가 출발한 것"이라고 해명하며 고의성을 부인했다. 소녀상 지킴이들이 살인미수 혐의로 고소했지만 무혐의 종결 처리됐다.

2021년 6월에는 법정에 출석한 조국 전 장관의 전화번호를 임의로 공개해 논란을 일으켰다. 또 김씨는 정권이 교체된 이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가 자리한 평산마을에서 반년 넘게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뒤늦게 김씨의 구속 소식을 들은 소녀상 지킴이 중 한 명은 1일 통화에서 "소위 '우파 삼촌' 그 사람은 악명이 높다"면서 "차량 돌진 외에도 여러 번 소녀상에 와서 우리를 비하하고 희롱했다, 이런데도 한 번도 처벌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진작에 구속됐어야 했다"며 "늦었지만 다행"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구속되기 전 자신의 채널에 "걱정과 응원 보내주신 구독자님이시자 동지님들, 얼마간 여러분 곁을 떠나 있어야 할 것 같다"며 "제가 없는 동안도 윤석열 정권 성공과 한동훈 장관님 승승장구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 부탁드린다"는 입장문을 올렸다. 현재 그는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다.
 
 '한동훈삼촌TV' 유튜브 채널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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