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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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 부위와 상태에 대해 정확한 진단을 내리지 않고 도수치료하다 인대를 손상한 병원 측에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민사 22단독 채승원 부장판사는 A씨가 모 병원 운영자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

2021년 2월 A씨는 허리·꼬리뼈 통증으로 B씨의 병원을 찾아 도수치료를 받았다.

당시 물리 치료사는 A씨 항문에 손가락을 넣어 꼬리뼈를 펴는 미추 교정과 함께 샅굴 부위를 손으로 압박하는 치료를 진행했다.

A씨는 이 치료 이후 통증을 겪었고, 다른 병원을 찾아 '오른쪽 고관절 서혜 인대 염좌' 진단받았다.

A씨는 물리치료사의 과실로 다쳤다며 치료비 249만 원과 위자료 1000만 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기록을 토대로 치료 과실과 설명 의무 위반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B씨 병원에서는 A씨의 통증 부위와 상태에 대해 정확한 진단을 내리지 않았다. 의사와 협의·소통 없이 물리 치료사가 불필요한 꼬리뼈 교정, 장요근 이완 명목의 샅굴 압박이라는 방법의 치료를 했다. 필요 이상의 물리력이 가해져 A씨를 다치게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추 교정은 꼬리뼈 골절 위험, 다리 신경 마비, 신경통 발생의 후유증을 일으킬 수 있어 극히 제한적으로 사용된다. 하지만, B씨 병원에서는 그 누구도 A씨에게 설명을 제대로 해주지 않았다. B씨는 샅굴 부위·고관절의 염좌 내지 긴장으로 인한 손해를 A씨에게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A씨가 심사숙고하지 않고 미추 교정을 요청한 점, 치료 과정에 발생한 통증에 대해 명확하게 알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도수 치료는 방법이 타당하지 않은 것이었을 뿐 A씨에 대한 치료 목적으로 시행된 점 등을 종합하면 B씨의 손해배상 책임을 70%로 제한한다. B씨는 치료비 합계액의 70%와 별도 위자료 400만 원을 A씨에게 지급하라"고 주문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