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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만원 더 준다더니, 내차 헐값에”…‘중고차 매입사기’ 경고등 [세상만車]

최기성 기자
입력 : 
2022-12-17 21:01:00
수정 : 
2023-02-15 15: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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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꾼, 비싸게 사겠다며 접근
계약금 덥석 받았다가 ‘위약금’
파는 것보다 사후처리 더 중요
중고차 시장에 매입사기 경고등이 켜졌다.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매경DB]
중고차 시장에 매입사기 경고등이 켜졌다.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매경DB]

#회사원 강도리(가명) 씨는 좀 더 좋은 값에 타던 차를 팔고 싶어 중고차 사이트 2곳을 이용했다. 며칠 뒤 다른 곳보다 200만원 비싼 2000만원에 사겠다는 A딜러와 연락이 됐다. 딜러는 자신이 원하는 차량이라며 계약금 200만원을 보냈다.

다음날 A딜러와 같이 일한다는 B딜러가 찾아와 차량을 가져가면서 문제가 있는 지 살펴보고 나머지 금액을 입금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차량에 문제가 많다, 형편없는 차를 내놨다, 수리비가 몇백만원 나온다 등 핑계를 대며 나머지 금액을 보내지 않고 연락도 끊었다.

어렵사리 통화가 된 뒤에는 1400만원에 팔던 지 계약금 2배인 400만원을 내놓지 않으면 대포차로 팔겠다고 협박했다.

중고차 가치 평가를 위한 진단 장면 [사진출처=엔카닷컴]
중고차 가치 평가를 위한 진단 장면 [사진출처=엔카닷컴]

중고차시장에서 종종 발생하는 대표적인 매입 사기 피해를 재구성한 사례다.

중고차 사기꾼은 구매자만 노리는 게 아니다. 타던 차를 좋은 값에 팔고 싶어하는 차주들도 사기꾼들의 먹잇감이 된다.

비싸게 준다고 해서 계약금을 받았는데 오히려 헐값에 처분하거나 위약금을 무는 피해를 보는 차주들이 많다.

최근들어 중고차 매입 사기가 더욱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사기가 횡행하기 좋은 ‘중고차시장 혼란기’이기 때문이다.

중고차 혼란기, 내차 가치도 떨어져
중고차 거래 이미지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중고차 거래 이미지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현재 소비심리 위축과 잇단 금리 인상 여파로 중고차 시세가 하락세다. 덩달아 연식변경으로 중고차 가격이 더 떨어지는 연말이다. 헐값 처분 위험이 커진 셈이다.

17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신용등급 5~6등급(701~800점)이 중고차를 36개월 할부로 구매할 경우 최저 금리는 10% 안팎이 많았다. 올 여름보다 2배 가까이 높아졌다. 최고 금리는 19.9%다. 법정 최고 금리인 20%에 육박한 상태다.

금리 인상으로 수요는 줄고 덩달아 중고차 가치도 떨어진다. 타던 차를 팔아야 하는 차주 입장에서는 설상가상 상황이 또 있다.

중고차 딜러가 차량을 매입할 때 이용하는 할부금융사 재고 금융도 혹한기를 맞이했다. 대출 한도가 줄고 금리도 비싸졌다.

국내 중고차 딜러들은 차량 매입가의 70~80% 정도를 재고 금융을 통해 해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도가 줄어들고 금리가 비싸지면 중고차 매입 여력이 떨어진다. 매입자금이 부족해지면 사기꾼이 아니더라도 헐값이나 싼값에 사려는 유혹이 커질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매입 사기꾼들이 중고차 가격 하락과 좀 더 좋은 값에 팔고 싶어하는 차주의 심리를 악용할 기회가 많아졌다. 매입 사기 경고등이 켜진 셈이다.

신뢰도 높은 중고차 플랫폼에서 비교견적
케이카 진단 내역 [사진출처=케이카]
케이카 진단 내역 [사진출처=케이카]

중고차시장 혼란기에는 타던 차를 팔지 않는 게 상책이다. 다른 때보다 제값 받고 팔기 어려운데다 매입 사기를 당할 수도 있어서다.

다만, 계속 필요없는 차를 가지고 있는 것도 부담이 된다. 자동차 세금, 보험료 등 유지비가 발생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떨어지는 차량 속성상 오히려 더 큰 손해를 볼 수 있다.

다행히 헐값 처분이나 사기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좀 더 좋은 값에 팔 수 있는 방법도 있다.

헐값 처분을 피하려면 중고차 사업을 한 지 오래되고 신로도도 높은 기업형 중고차 플랫폼 2~3곳을 통해 비교견적 해봐야 한다.

비교견적과 함께 엔카닷컴, 케이카, AJ셀카 등이 발표하는 중고차 시세를 통해 자신의 차량의 가치를 대략적으로 책정한다.

중고차 점검 장면 [사진출처=케이카]
중고차 점검 장면 [사진출처=케이카]

중고차 온라인 쇼핑몰에서 다른 판매자들이 내놓은 같은 모델, 같은 연식의 차가 얼마에 나왔는지도 살펴보면서 좀 더 구체적으로 판매 희망가를 책정한다.

높은 가격을 받고 싶다며 동종 매물보다 너무 비싸게 가격을 기재하는 것은 피하는 게 좋다. ‘고가매입’으로 유혹하는 사기꾼 표적이 될 수 있다.

가격을 어느 정도까지 깎아줄 수 있는지 기준을 세워두는 것도 필요하다. 구매자들도 가격 정보를 파악하고 있어 가격이 비싸면 판매하기 어렵다.

차량 상태를 정확히 알아야 좀 더 비싸고 빠르게 팔 수 있다. 차주의 직업, 운행 목적, 판매 이유, 차의 장단점, 소모품 교환 시기, 수리 상태 등을 자세히 기록하면 구매자의 신뢰를 이끌어낼 수 있다. 신뢰는 가치 상승으로 이어진다.

중고차 매입 전문점이나 딜러들에게 견적을 비교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 자신의 차량 상태를 자세히 몰라도, 매입 딜러들과 만나지 않아도 되는 비교견적 서비스도 최근 등장했다.

중고차 진단 평가사를 통해 차 상태를 알려주고 회원으로 가입한 딜러들이 제시한 가격도 제공한다. 비교견적을 통해 손품과 발품을 팔면 그만큼 더 좋은 값에 팔 기회가 많아진다.

계약서와 명의이전은 꼼꼼히
중고차 비교견적 [사진출처=엔카]
중고차 비교견적 [사진출처=엔카]

파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후처리다. 사후처리 과정을 소홀히 하다가 매입 사기를 당할 수 있어서다.

계약서는 딜러에게 차를 팔 때는 물론이고 가까운 사람에게 넘겼을 때도 반드시 작성해야 한다. 계약서 세부내용을 꼼꼼히 확인하고 불리하게 작성된 부분이 없는지 등을 파악해야 한다.

명의이전 시기, 압류, 저당 해지 부분은 특약사항으로 계약서에 명시하는 게 좋다. 책정된 가격을 합의했을 경우 현장에서 계약서 작성 뒤 바로 차 가격 전부를 계좌이체로 받는 게 낫다.

구매자가 자동차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면 운행 중 사고가 났을 때 대신 책임을 질 수도 있다. 따라서 구매자의 보험가입 여부를 확인하고, 신분과 연락처도 파악해둬야 한다.

자동차 등록원부 조회 [사진출처=자동차민원대국민포털 캡처]
자동차 등록원부 조회 [사진출처=자동차민원대국민포털 캡처]

돈을 받고 계약서를 작성했다고 매매가 끝난 것은 아니다. 명의가 이전되기 전까지는 서류상 판매자의 차이기 때문이다. 명의 이전은 법적으로 차량 계약일로부터 15일 이내에 해야 한다.

명의이전 전에 사고가 발생하면 민형사상 책임을 지게 되거나 경찰의 차적 조회를 받는 등 불미스러운 일이 생길 수 있다.

명의이전 등록이 완료되면 새로 교부된 차량등록증을 이메일이나 팩스로 받아둬야 한다. 또 명의이전 등록이 끝나야 기존 차량의 자동차보험을 해지할 수 있고 선납한 자동차세도 환급받을 수 있다.

국토교통부의 자동차민원대국민포털 사이트에 접속하면 원부조회를 통해 명의자 변경 내역을 파악할 수 있다.

중고차 사업을 오랫동안 해와 인지도가 높은 중고차 기업이 제공하는 판매 대행 서비스를 이용하면 좀 더 편리하고 안전하게 명의이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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