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뒤 '음란행위' 중학생‥수사 못한다?

입력
수정2023.05.04. 오전 9:24
기사원문
김현지 기자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뉴스투데이]
◀ 앵커 ▶

학원 강의실에서 여성 교사와 단둘이 남은 학생이 교사 뒤에서 음란행위를 하고 몰래 촬영까지 했습니다.

이 모습이 고스란히 CCTV에 찍혀 신고까지 했는데 처벌할 방법이 없다고 합니다.

김현지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달 27일 서울의 한 미술학원.

1대 1 수업 진행 중, 중학교 3학년 남학생이 그림을 그리고 있는 여교사 뒤를 서성입니다.

학생은 교사를 힐끔거리며 10여 분 동안 서 있었는데, 밖에서 실시간으로 CCTV를 보던 교사 남편은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챘습니다.

[피해 교사 남편]
"처음에는 등 돌려서 하는 게 있어서 긴가민가했는데. 나중에는 성기 노출이 정확하게 다 된 상태에서 그게 화면에도 잡히고."

학생은 휴대전화를 꺼내 교사 등 뒤로 내렸다가 올리기도 했습니다.

[피해 교사 남편]
"엉덩이 부위를 계속 찍고 이런 동작이 반복돼서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바로 경찰에 신고를 했죠."

피해자 측은 CCTV 장면을 토대로 성범죄 신고를 했지만, 해당 청소년은 입건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처벌할 법이 없다는 겁니다.

신체접촉이 없으니 '성추행'은 아니고,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행위도 아니어서 '공연음란죄'도 성립이 안 된다고 합니다.

[이은의/변호사]
"도서관인데 그 소수가 이용하고 있는 그런 공간들. 그럼 어떻게 처벌할 거냐는 거예요."

불법촬영 혐의 역시 적용이 어렵습니다.

학생이 촬영 자체를 부인하는 데다 사진이 기기에 남아 있어도 신체의 특정 부위가 아닌 노출 없는 평범한 옷차림이 찍혔다면 처벌이 힘들다는 게 경찰의 설명입니다.

학생의 휴대전화를 임의 제출받고도, 경찰은 정식 수사 대상이 아니라며 디지털 증거분석조차 안 했습니다.

결국, 사건은 중학생의 어머니가 사과를 하는 것으로 마무리됐습니다.

성범죄 피해 사례가 다양해지는 추세지만, 수사 기관마저 법률적 한계를 이유로 대응에 소극적이란 지적입니다.

MBC 뉴스 김현지입니다.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사회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