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술한 학폭 대책 악용하는 가해자…'맞신고' '쪼개기 신고' 횡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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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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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학폭은 이렇게 교묘하고 집요해지는 반면 대책에는 구멍이 많습니다. 학교폭력을 신고하면 바로 가해자를 분리하도록 돼 있는데 이를 이용해서 가해자가 오히려 피해자인척, 신고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이른바 물타기인데요.

최연수 기자입니다.

[기자]

교육부의 학교폭력 사안처리 가이드북입니다.

피해자가 신고하면 가해자를 최대 3일 동안 즉시 분리하라고 돼있습니다.

2년 전 도입됐는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전수민/학교폭력 전문변호사 : '(가해자가) 그럼 나도 신고하겠다. 쟤(피해자)도 분리해라' 그렇게 되는 거고…]

신고만 하면 별도 조사 없이 즉시 분리한다는 점을 악용해, 피해자가 신고를 하면 가해자가 '맞신고'를 해서 물타기를 하는 겁니다.

지난해 맞신고 비율이 20%에 육박한다는 통계도 나왔습니다.

[이정엽/행정사 : 가해자-피해자가 같이 이어서 나오거든요. 그런 케이스가 굉장히 많이 늘어난 것 같습니다.]

축제나 시험 직전 신고해서 중요한 시점에 일부러 상대방을 분리시키는 사례가 나왔고, 비슷한 신고를 반복해서 상대방을 여러 번 분리시키는 '쪼개기 신고'도 등장했습니다.

피해자들은 교육부가 멋대로 정한 3일이 아니라 충분한 분리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A씨/학교폭력 피해자 어머니 : 3일이라는 건 어른들의 숫자지. 피해 학생한테 3일만 분리해도 되냐고 물어본 적 있어요? 없어요, 아무도.]

허술한 대책으로 '가짜 피해자'들이 나와 정작 '진짜 피해자'들이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교육부는 JTBC 질의에 "쪼개기 신고가 많았다"고 인정하면서 보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디자인 : 배장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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