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 子 안고 몸에 불지른 아빠, ‘살인미수’ 처벌 받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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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충북 청주에서 2세 아들을 안고 분신을 시도한 아빠가 의사소통이 어려울 정도로 크게 다친 상태여서 경찰 조사가 미뤄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 A 씨(41)에 대해 “범행 당시 상황에 대해 조사를 받을 수 있을 정도로 회복하지 않았다”며 “현재 2~3주의 시간이 필요해 보여 건강을 회복하는대로 범행동기와 경위 등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19일 전했다.

경찰은 A 씨가 회복하는대로 아들을 살해할 의도가 있었는지를 확인한 뒤 살인미수 혐의를 추가할지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다.

A 씨는 전날 오전 3시33분경 청주시 서원구 성화동의 거리에서 자신의 쏘렌토 SUV를 세워놓고 22개월 된 아들과 함께 분신을 시도했다.

A 씨는 처음에 주택가 골목에서 인화물질이 든 페트병을 들고 “아들과 함께 죽겠다”며 소리친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만류했지만,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한 그는 차를 몰고 달아났다.

이어 도로 한복판에 선 뒤 좁은 차 안에서 자신의 몸에 인화물질을 끼얹고 불을 질렀다.

경찰이 따라가지 않았더라면 부자 모두 목숨을 잃을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사진=뉴시스
경찰은 곧바로 차 문을 열고 아이 먼저 구출했다. 아이는 머리카락 일부를 그을렸으나 크게 다치지는 않았다.

경찰은 아이를 구조한 뒤 순찰차 안에 있던 소화기로 A 씨와 차에 붙은 불을 껐다. A 씨는 상반신 2도 화상을 입고 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마땅한 직업이 없는 A 씨는 동거녀(34)와 양육권 문제와 생활고로 다툼이 잦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 씨를 ‘현주건조물방화’ 혐의로 체포한 상태다. 현주건조물방화죄는 사람이 현존한 건조물이나 자동차 등에 불을 지르는 범죄를 말한다.

행위 자체만으로 위험이 커 사람이 죽거나 다치지 않아도 3년 이상의 징역이나 무기징역까지 받을 수 있다. 사람이 다친 경우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고, 사람이 사망했을 땐 사형·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형을 내릴 수 있다.

이번 사건에서 사망한 사람은 없지만, 만약 아들을 사망에 이르게 할 위험성을 인식했다면 살인미수 혐의 적용도 가능하다. 살인미수죄는 통상 살인죄(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의 절반 정도로 본다.

경찰은 ‘현주건조물방화죄’와 ‘살인미수죄’의 법정형이 비슷한 만큼 A 씨에게 두 가지 혐의를 동시적용해 더 중한 벌을 받게 할지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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