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교사가 학생에게 엉덩이 보이며 "파스 붙여줘" 집행유예 처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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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8.16. 오후 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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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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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자기 반 남학생들에게 여장을 시키고 자신의 허리와 엉덩이 일부가 보이도록 바지를 내린 뒤 피해 학생에게 파스를 붙이게 한 초등학교 여교사가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형사항소3부(부장판사 한태균)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A씨에게 성폭력 치료 강의 수강 40시간과 재범강의 수강을 명령했다.

다만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정서적 학대 행위 2건에 대해선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2017년 6월 실과 수업 시간에 피해아동을 포함한 남학생 3명에게 머리를 고무줄로 묶고 강제로 여장을 하게 한 뒤 다른 남학생들과 짝을 지어 사진을 찍게 하는 등 정서적 학대를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학무모가 여장을 시킨 것에 항의 문자를 보내자 피해아동에게 “너희 엄마가 예의 없이 문자를 보냈어. 먹고 살기 바쁘면 이렇게 예의가 없는거냐”며 소리를 질렀다.

또 A씨는 수업이 끝난 뒤 교실에서 허리가 아프다는 이유로 피해아동에게 파스를 붙여달라며 다른 학생들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허리와 엉덩이 일부가 보이도록 바지를 내린 후 피해아동에게 파스를 붙이도록 하고 “내 엉덩이 크다. 여자애들 얼굴이 몇 개 들어간다”고 말하며 성적 학대를 했다.

A씨는 같은해 5월에는 이동 수업을 가기 위해 대기하던 피해아동에게 다가가 “너는 남자인데도 가슴이 나왔다”라고 말하며 손으로 피해아동의 가슴을 만진 혐의도 받는다.

A씨는 2017년 6월 21일 피해아동의 학부모가 아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며 교장에게 전화를 걸어 항의하자 이 같은 범죄행위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교장에게 꾸지람을 들은 A씨는 교실에 들어와서는 피해아동을 향해 “네 엄마가 전화를 해서 선생님이 엄청 힘들었다”고 소리를 지르면서 “너와 너의 엄마 이름을 책에 실어 너가 잘못한 일을 세상에 널리 알릴 것이다. 논문도 발표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A씨는 이 같은 행위에도 화가 풀리지 않자 다음날에도 피해아동을 정서적으로 학대했다.

A씨는 피해아동이 지시를 따르지 않자 ”넌 우리반 아니니까 나가. 너는 쓰레기다“라고 소리를 지르고 다른 학생들을 향해 ”우리 반은 꽃밭이다. 꽃밭을 가꾸어야겠다. 잘못된 것은 도려낼거야“라고 말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초등학교 담임 교사인 피고인은 교내에서 반 학생인 피해 아동들에게 정서적·성적 학대 행위를 한 것이 맞다“며 ”범행 당시 상황 등을 보면 당사자인 피해 아동들뿐 아니라 다른 학생들까지 상당한 정서적 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이어 ”죄질이 불량하고 죄책이 무겁다“며 ”항소심에서도 일부 피해 아동들로부터 용서를 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이 유죄 부분 공소사실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일부 피해아동과 보호자들이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피고인이 초범인 점, 피고인과 일부 피해아동 및 그 보호자 사이의 좋지 않은 관계 등이 이 사건 각 범행에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이는 점을 비춰 형을 정했다"고 양형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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