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마시고 전동 스쿠터를 탄 혐의를 받는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슈가(본명 민윤기)가 경찰 조사를 앞둔 가운데, ‘음주 전동 스쿠터’의 처벌 수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처음 슈가 본인이 ‘전동 킥보드’를 탔다고 한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나자 ‘전동 킥보드’와 ‘전동 스쿠터’의 처벌 수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도 주목 받고 있다.

결론적으로 전동 스쿠터는 ‘자동차’와 동일하게 취급돼 전동 킥보드보다 처벌 기준이 훨씬 높다. 전동 스쿠터는 안장이 있어 앉아서 탈 수 있도록 설계돼 도로교통법상 ‘원동기장치 자전거’에 해당된다. 원동기장치 자전거란 자동차관리법 제3조에 따른 이륜자동차 가운데 배기량 125cc 이하를 말하며, 그 밖에 배기량 125cc 이하의 원동기를 단 차 등이 이에 해당한다.

‘씽씽이’로 불리며, 서서 손잡이를 잡고 타는 ‘전동 킥보드’는 도로교통법 제2조 19의2에 따라 전기를 동력으로 사용하는 ‘개인형 이동장치’로 정의된다. 개인형 이동장치는 원동기장치 자전거 중 시속 25km 이상으로 운행할 경우, 전동기가 작동하지 않고 차체 중량이 30kg 미만인 것으로서 행정안전부령으로 정하는 것을 말한다. 전기자전거나 전동이륜평행차도 여기에 속한다.

따라서 전동 스쿠터의 경우 자동차 음주운전과 동일한 처벌이 이뤄진다. 예를 들어, 술을 마신 채 전동 스쿠터를 몰 경우, 교통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어도 음주운전이라는 사실만으로도 도로교통법상 자동차와 같은 처벌을 받게 된다.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1항에서는 혈중알코올농도가 0.03% 이상 0.08% 미만의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0.08% 이상 0.2% 미만의 경우에는 1년 이상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상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0.2% 이상은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상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재범일 때는 가중처벌을 받을 수 있다.

전동 킥보드는 지난 2021년 5월 개정 도로교통법 시행에 따라 음주운전 행위에 대해 형사 처벌 대상이 아닌, 행정처분과 범칙금 부과 대상이 됐다. 전동 킥보드의 음주운전은 면허정지·취소 처분과 함께 범칙금 10만 원이 부과된다. 다만 음주운전 등으로 교통사고가 발생했을 때는 일반 자동차와 동일한 규정이 적용된다.

지난 6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 아파트 입구 앞에서 그룹 BTS의 멤버인 슈가가 전동스쿠터를 탄 채 넘어지고 있다. <X 캡쳐>

앞서 슈가는 지난 6일 술을 마신 후 전동 스쿠터를 운전하다가 경계석을 들이받고 넘어져 순찰 중이던 경찰에게 발견됐다. 당시 경찰은 슈가에게 술 냄새가 나 음주 측정을 했는데 혈중알코올농도는 0.227%로, 면허취소 기준(0.08%)을 훨씬 웃도는 수치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혈중 알코올농도만 놓고 본다면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상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나 온다.

실제 법원에서도 전동 스쿠터 관련 음주운전 사건에서 대해 해당 조항을 적용하고 있다.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은 혈중알코올 농도 0.259%의 술에 취한 상태로 약 700m 구간에서 스쿠터를 운전한 A 씨에 대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바 있다(2023고단1001). 인천지법은 혈중알코올농도 0.173%인 술에 취한 상태로 전동 스쿠터를 운전한 A 씨에 대해 벌금 250만 원을 선고했다(2023고정1811).

현재 경찰은 슈가의 이동 거리 및 경로 등을 확인했으며 소환 조사를 위해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