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소개하려는 판결은 하이패스 도입시기에 이를 테스트하며 벌어졌던 황당한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지난 2008년 수원지방법원의 선고(2005노85)는 한국도로공사가 하이패스 시스템의 사업자 선정을 위해 현장테스트를 하던 중 벌어진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 사건의 피고인들은 입찰업체 중 하나였던 삼성SDS 직원들인데요. 이들은 경쟁업체 시스템을 실제 도로에서 테스트하던 때 인근 고속도로에서 테스트 차량과 같은 속도로 평행주행을 하다가 발각됐다고 합니다.

경쟁업체는 자체실험 떄와 달리 테스트 결과가 안좋게 나오자 의심을 품고 있었고, 망원경으로 주변을 둘러보다 이상한 차량을 발견하게 됐는데요. 이 차량은 역주행과 후진을 일삼고, 고속도로임에도 테스트 차량과 속력을 맞춰 시속 60km로 달리는 등 수상한 행동을 반복했습니다.

경쟁업체 직원들은 이 차량을 쫓아가 길을 물어보려는 것처럼 접근했는데, 피고인들은 차량 내부를 들킬 것 같자 갑자기 차량을 몰아 달아났다고 합니다. 잠시 살펴본 차량 안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전선들이 연결돼있었다고 하구요.

삼성SDS 직원들은 추후 조사에서 “엔지니어의 호기심으로 테스트 장을 두어 번 지나쳐간 것일 뿐”이라고 무죄를 주장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수원지법은 이들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습니다. 수원지법은 “피고인들은 경쟁업체를 탈락시키기 위해 방해전파를 발사했고 이는 업무방해죄 중 가장 죄질이 나쁜데도 피고인들은 반성의 기미가 전혀 없고 오히려 무죄를 주장하고 있어 엄중하게 처벌함이 마땅하다”고 판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