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방'에서 공유된 성 착취물을 텔레그램을 통해 유포한 혐의로 기소된 30대 전직 승려가 법원에서 징역 6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9단독 박민 판사는 21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32)에게 이같은 징역형과 함께 ▶120시간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10년간 신상정보 공개 고지 ▶10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제한 ▶224만원 추징 명령을 선고했다.

박 판사는 "피고인은 조계종 승려로서 석가의 가르침을 실천해야 할 책무가 있음에도 본분을 망각하고 수많은 악행을 자행했다"며 "이미 불법 영상물 유포로 피해를 본 피해자들은 또 한 번 씻을 수 없는 고통을 받아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요구하고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은 참회하고 있고 범죄로 얻은 이익이 크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저지른 죄의 무게, 그로 인한 사회적 해악, 피해자의 고통 등을 고려하면 중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A씨는 2016년부터 지난 3월까지 4개의 음란물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8000여건의 음란물을 유포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텔레그램 대화방 'n번방', '박사방' 등에서 공유된 미성년자 성 착취물을 제삼자로부터 사들인 뒤 50여차례에 걸쳐 150여만원을 받고 판매한 혐의도 받는다. 그는 이번 사건이 불거진 뒤 대한불교 조계종에서 제적됐다.

A씨는 휴대전화 등에 아동·청소년이 대상인 영상물을 포함해 총 1260건의 성 착취물을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A씨 측은 자신이 배포하거나 소지한 성 착취물 중 400여건은 그 등장인물이 아동·청소년인지 여부가 불분명하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약 40건을 제외하고는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