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차인을 속여 2천억 원이 넘는 전세 보증금을 가로챈 '구리 전세 사기' 사건의 주범이 징역 15년을 선고받았습니다.

법원은 주범 고 모 씨가 200여 차례에 걸쳐 임대차 보증금 가로챈 혐의가 인정된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현예슬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울과 인천 등 수도권 일대에서 임차인을 속여 전세 보증금 약 2,400억 원을 가로챈 '구리 전세 사기 사건'의 주범 고 모 씨가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의정부지방법원 남양주지원은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고 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237회에 걸쳐 보증금 586억 원을 가로챈 혐의가 인정된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다만, "임대차 보증금 지급 의무에 기만행위가 있었지만 제출 증거로는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일부 무죄를 선고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재판부는 같은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1명에게는 징역 8년, 또 다른 임원 1명과 허위 임대인 등 2명에게는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습니다.

이들은 지난 2020년 11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수도권 일대에서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오피스텔과 빌라 900여 채를 사들인 뒤, 임차인들로부터 전세 보증금 2,434억 원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이들은 전세 보증금이 집값보다 높은 이른바 '깡통 전세'인데도, 신축 오피스텔 등의 시세 파악이 어려운 점을 노려 임차인들을 속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분양대행업자, 공인중개사, 허위 임대인 등도 동원됐습니다.

이들이 얻은 범죄 수익 대부분은 코인과 주식, 유흥비 등에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들에 대한 선고는 지난달 20일 예정됐지만, 피고인 가운데 한 명이 불출석해 한 차례 연기됐습니다.

KBS 뉴스 현예슬입니다.

영상편집:김종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