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싸다" 믿었다가…억대 조합비 날린 계약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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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싸다" 믿었다가…억대 조합비 날린 계약자들

시세보다 30~40% 정도 싸게 입주할 수 있다는 지역주택조합 광고, 아마 보신 적 있을 겁니다. 내 집 마련하는 게 갈수록 힘든 요즘, 광고 내용만 믿고 조합에 가입하는 분들이 있는데 꼼꼼하게 따져봐야 합니다.

박병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이 모 씨는 신혼이던 2015년, 우연히 한 분양홍보관을 둘러본 뒤 지역주택조합에 가입했습니다.

대출까지 받아 계약금과 분담금으로 1억 200만 원을 냈습니다.

[이○○ : 85%를 토지를 확보했다면서 서류를 막다 보여주면서 얘기를 하는 거예요. '이건 100% 진행이 된다'고요.]

이렇게 조합에 가입한 사람은 180여 명, 계약금과 분담금으로 넣은 금액은 154억 원에 달합니다.

[방○○/조합원 오빠 : 당시 주변 분양가가 7억~8억 원 했거든요. 그러니까 4억 원 정도에 동 호수까지 지정해준다고 (했대요.)]

그런데 사업은 5년 넘게 진척이 없고, 조합비는 한 푼도 남지 않았습니다.

분담금을 내려고 빚까지 끌어썼다가 비관 끝에 삶을 포기한 조합원도 있었습니다.

[방○○/조합원 오빠 : 여동생은 이자를 못 내고 하니까 사채도 막 빌리고 이래서, 지금 이 세상에 없어요. 극단적인 선택을 해서….]

당시 조합장을 만나봤습니다.

업무 대행사가 맡아서 일을 추진했는데 조합원들이 낸 돈 대부분을 사업비로 썼다고 말합니다.

[배○○/당시 조합장 : (그거 다 썼나요?) 땅 계약금으로 한 70억 원 나가고, 그 나머지는 뭐, 광고, 홍보, 모델 하우스, 필수 사업비로 다 나갔죠.]

결산 보고서를 살펴봤습니다.

조합원들이 낸 돈 154억 원 가운데 대행 수수료로 81억 원, 광고비로 24억 원을 썼다고 돼 있습니다.

사업은 별다른 진척이 없는데도 수수료로 81억 원이나 받아 간 겁니다.

[배○○/당시 조합장 : 뭐, 경비, 월급, 이런 것을 전부 다 올라오면 그건 어쩔 수 없죠. (승인) 해줘야 하잖아요. 그렇죠? 그래서 도장을 찍어준 거고.]

서울 구로구의 한 주택조합도 비슷한 경우입니다.

사업은 지지부진, 조합 설립 인가도 받지 못했는데 847명이 낸 돈 450억 원을 모두 써버렸습니다.

땅이라고는 전체 필요부지의 2.7% 사는 데 그쳤는데, 업무 대행비로 47억, 모집 수수료로 95억 원을 썼습니다.

[하용영/조합원 : 이건 누가 봐도 사기잖아요. 공사도 시작도 안 해도 자기(대행사)는 '합법적으로 가져간다' 다 이런 식으로 빼먹더라고요.]

지난 2000년부터 최근까지 결성된 전국 지역주택조합은 모두 730곳.

이 가운데 입주까지 완료된 곳은 126곳, 17%에 불과하고, 서울만 보면 8.5%에 그칩니다.

문제는 조합 설립 인가 이후에만 회계 감사 의무가 있기 때문에, 인가 이전인 조합원 모집 단계에서 적당한 명목을 내세워 조합비를 다 꺼내 써도 어찌할 도리가 없다는 겁니다.

[권재중/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 : 조합으로 인가 받지 않으면, 임의 단체가 되어버려요. 그러니까 법으로 제재할 방안이 없는 거예요. 조합 설립 전에 돈을 탕진하면 받을 길이 없는 거예요.]

따라서 조합 추진 단계에서는 대행사가 자기 자본으로 사업을 추진하게 하고, 조합 설립 인가 이후에 조합비를 받아 충당하도록 제도를 시급히 보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VJ : 윤 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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