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가 막아놓은 하수구, 집 주인이 뚫어줘야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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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입자가 막아놓은 하수구, 집 주인이 뚫어줘야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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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구주택 집 주인입니다. 얼마 전 2층 월세 사는 세입자가 욕실 하수구가 막혔다고 연락을 해왔습니다. 설비업자를 불러서 하수구를 뚫었는데 생활하수 찌꺼기 때문에 막혔다고 합니다. 설비업자가 이런 비용은 집 주인이 내는거라고 해서 일단 제가 부담하기로 했는데 좀 억울한 생각이 듭니다. 배관에 문제가 있어서 파손된 것도 아니고, 세입자 때문에 막힌 건데 집 주인이 그런 것까지 부담해야 하는지 모르겠습 니다. 이런 비용 누가 부담해야 하는 건지 명확히 알려주세요.

민법 제623조와 대법원 판례 두 가지를 먼저 보고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민법 제623조는 임대인의 수선의무에 관한 규정입니다. "임대인은 목적물을 임차인에게 인도하고 계약존속 중 그 사용, 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하게 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세를 줬다면 집 수리비는 주인이 부담하는 게 원칙이라는 내용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집 주인이 자잘한 문제까지 다 수리비를 대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집 주인이 어디까지 책임져야 하는지에 대해 대법원은 "사소한 것이어서 임차인의 사용·수익을 방해할 정도의 것이 아니라면 임대인은 수선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 (2010다89876).

사소하지 않은 문제, 그러니까 고치지 않으면 그 집에서 살 수 없을 정도의 문제는 원칙대로 집 주인이 책임져야 합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같은 사건에서 "수선하지 않으면 임차인이 계약에 의하여 정해진 목적에 따라 사용·수익할 수 없는 상태로 될 정도의 것이라면 임대인이 수선의무를 부담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럼 집 주인은 어디까지 수리비를 부담해야 될까요? 대법원은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목적물의 종류 및 용도, 파손 또는 장해의 규모와 부위, 이로 인하여 목적물의 사용·수익에 미치는 영향의 정도, 그 수선이 용이한지 여부와 이에 소요되는 비용, 임대차계약 당시 목적물의 상태와 차임의 액수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사회통념에 의하여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쉽게 말하면 집의 어느 부분이 어떻게 파손됐는지, 파손되기 전 집 상태는 어땠는지, 수리비는 얼마나 나오는지, 보증금과 월세는 얼마나 됐는지 등 각 케이스의 조건들을 종합적으로 따져 결정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임대차 분쟁은 워낙 다양한 케이스의 문제가 발생하다보니 이 정도 기준이 현재로서 최선인 듯합니다.

선생님 경우도 이런 기준에 따라 판단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생활하수 찌꺼기가 쌓여 욕실 하수구가 막힌 경우, 수리비가 많지 않고 임차인이 사는 데 큰 지장이 없다면 선생님이 돈을 낼 필요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반면 배관이 파손됐거나 보일러가 고장난 경우처럼 대규모 수리가 필요하다면 선생님이 부담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집 소송'은 독자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가는 코너입니다. 우리집을 둘러싼 크고 작은 부동산 관련 분쟁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ninachum24@mt.co.kr로 자초지종을 자세히 보내주세요. 법률사무소 로앤탑의 전선애 변호사와 함께 성실히 답변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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