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에서는 30일, 현대자동차의 전 연구원들에 대한 중요한 판결을 내렸다. 법조계에 따르면, 형사12단독 하상제 판사는 산업기술 유출 방지 및 보호법, 그리고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 현대자동차 연구원 A씨에게 징역 5년과 함께 3억 원의 추징금 명령을 내렸다.

이와 관련하여, 동일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또 다른 전 현대차 연구원 B씨에게는 징역 4년이, 그리고 같은 업계의 다른 회사 직원 C씨에게는 징역 2년이 각각 선고했다.

현대자동차 전 연구원들에 대한 중형 선고의 배경에는 국가적으로 중요한 산업기술 보호의 필요성이 있었다.

하상제 판사는 판결을 통해 “이 사건은 피해 회사가 큰 비용과 노력을 들여 축적한 영업비밀을 국외 사용 목적으로 유출하고 부정 사용, 누설하는 등의 위반 행위를 저지른 범죄”라고 지적했다.

2016년부터 2018년 사이에 중국의 자동차 업체로 이직한 A씨 등은 현대자동차에서 취득한 고급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스택(Stack) 제조 기술 정보를 누설하고 핵심 부품인 전극막접합체(MEA) 정보를 부정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수소연료전지 스택은 수소와 산소의 반응을 통해 전기를 발생시키는 중요 기술로, 수소연료전지차의 핵심 구성 요소이다.

현대자동차, 철저한 보안 조치에도 불구하고 기술 유출 사건 발생

현대자동차는 국가 핵심 기술이자 영업비밀인 수소연료전지 스택 시스템 제조 기술의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강력한 내부 보안 조치를 시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자체 보안팀을 운영하며, 퇴사 직원들에게는 동종업체로의 이직을 제한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등 다양한 예방책을 마련했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 현대자동차 연구원들이 중국 자동차 회사로 이직한 후 핵심 기술 정보를 유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B씨와 C씨는 2019년 2월 중국에서 전극막접합체(MEA) 제조 및 판매를 위한 합작 법인을 설립하고, 같은 해에는 중국의 수소연료전지 개발업체와 170억 원 규모의 투자 합작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수소연료전지 스택 파일럿 양산설비 구축에 필요한 정보를 취득하기 위해 현대차 협력업체에 접근해 관련 기술 정보를 취득한 것으로도 나타났다.

협력업체 대표를 포함한 4명은 수소연료전지 스택 양산 설비를 중국에 공급하려고 부품의 세부 사양과 도면 등을 누설한 혐의 등으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에서 징역 4년까지 선고받았다.

이 사건은 국정원에서 2019년 3월 이첩한 자료를 토대로 검찰 수사가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