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하루된 아기와 쪽지뿐…베이비박스 '유죄' 나온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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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하루된 아기와 쪽지뿐…베이비박스 '유죄' 나온 이유




베이비박스(위기영아보호 상담지원센터)에 갓 출산한 신생아를 맡기면서 아무런 상담도 없이 떠난 20대 여성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습니다.

신생아의 생명이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관계기관에 상담 등 최소한의 조처도 하지 않은 사례여서 법원은 아동·방임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1단독 김도형 부장판사는 아동복지법위반(아동유기·방임) 혐의로 기소된 27세 A 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아동학대 재범 예방 강의 수강을 명령했습니다.

A 씨는 지난해 6월 2일 새벽 1시 30분쯤 서울시 관악구의 한 베이비박스 안에 자신이 전날 출산한 아들을 생년월일 등을 적은 쪽지와 함께 놓아둔 채 방치해 아동을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A 씨는 출산한 아기를 양육하기 어렵고 친부에게 출산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생후 하루도 안 된 아들을 유기했습니다.

김 부장판사는 "자녀이자 신생아인 아동을 적법한 입양 절차 등을 따르지 않고 유기해 그 죄책이 크다"며 "다만 초범이고 피해 아동이 현재 정상적인 입양 절차를 밟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습니다.

재단법인 주사랑공동체에서 관리하는 베이비박스에 맡겨진 신생아는 올 들어 10월 현재까지 47명입니다.

베이비박스가 본격 도입·시행된 2010년 이후 14년간 이렇게 보호된 아기 수는 2천167명에 이릅니다.

이중 A 씨의 사례와 같이 신생아를 베이비박스에 놓고 곧바로 떠나버려 아동을 유기한 혐의로 형사처벌 받는 사례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불가피한 상황이라도 96∼97%는 아이가 맡겨지는 상황을 관계기관이 즉시 인지할 수 있도록 벨을 눌러 상담받고 맡기지만 3∼4%는 그대로 떠나 신생아가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고 관계기관은 전했습니다.

주사랑공동체 측 관계자는 "베이비박스에 맡기더라도 즉시 인지를 하지 못하면 신생아의 생명이 위험에 처할 수도 있다"며 "최대한 신분 노출이 되지 않도록 하는 만큼 아이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꼭 상담받아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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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SBS에 입사한 심영구 기자는 정치, 경제, 사회, 편집부 등을 거쳐 현재는 데이터저널리즘팀 '마부작침'에서 데이터 너머의 진실을 탐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팟캐스트 '골라듣는 뉴스룸'의 책 읽는 코너 [북적북적]에도 참여 중입니다. 세상에 보탬이 되는 기사를 쓰고 싶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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