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2일 밤 11시. A씨(60·남)가 인천 남동구에서 별거 중이던 아내 B씨의 집을 찾아갔다. 문 앞에 함께 찍은 사진 앨범과 꽃다발을 내려놓고 기다렸다.
A씨는 당초 B씨가 다른 사람을 만난다는 사실을 알고 "(바람피운 사실은) 내가 안고 가겠다. 다시 잘해보자"고 했지만, B씨로부터 "다시 안 살겠단 마음으로 따로 나와 살았는데 이제 와서 어떻게 다시 사느냐"고 거절당한 상태였다. 이윽고 B씨가 집에 도착했다. A씨가 "꽃다발을 사 왔어. 집에 들어가서 이야기하자"고 말을 건넸다.
B씨는 반면 "밖에서 이야기해"라고 답했다. 그 순간 A씨의 표정이 싸늘하게 변했다. 그러면서 "빨리 문 열어라. 안 열면 죽여 버린다"며 협박해 B씨의 집에 함께 들어가 문을 닫았다.
A씨는 이어 미리 준비한 흉기를 가방에서 꺼내 들고 "오늘 너 죽고 나 죽자. 이 X아"라며 때릴 듯 위협하고, 가위를 집어 "머리를 모두 잘라버리겠다"고 하거나 다시 흉기로 B씨를 폭행해 약 3주간의 상해를 입힌 것으로 조사됐다. 또 B씨가 도망갈 수 없게 테이블로 통로를 막고 휴대전화를 빼앗아 6시간 동안 감금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A씨를 특수상해 및 특수감금, 특수협박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8단독 최창훈 부장판사는 최근 A씨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배우자에 대한 폭력 범행으로 그 방법이나 피해 정도 등에 비춰 책임이 무겁다"면서도 "다른 한편, 피고인이 범행을 반성하고 있고 혼인관계가 종료됐으며, 피해자가 처벌을 바라지 않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