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후] 25년 함께 일했는데…동생에게 흉기 휘두른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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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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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지간인 A 씨(52)와 B 씨(50)는 지난 1995년부터 25년 넘게 강원도 화천군에서 부모님과 함께 작은 가게를 운영해왔다.

두 사람은 20대부터 같이 일하며 인생의 ‘희로애락’을 함께 했지만, 형인 A 씨는 평소 동생 B 씨에게 좋지 않은 감정을 품고 있었다. 이유는 동생의 잦은 욕설과 행패로 인해 자신이 형 대우를 받지 못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던 중 지난해 12월 5일 오후 2시 30분쯤 자신들이 일하는 가게에서 사달이 나고 만다.

이날 형제는 말다툼을 벌였는데 동생인 B 씨가 형인 A 씨에게 욕설을 하며 “어머니 돌아가시면 10원 한 장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동생의 말에 격분한 A 씨는 동생을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주방 싱크대에 있던 흉기를 들고 동생이 앉아 있던 소파 앞으로 갔다.

이후 동생이 다시 욕설을 퍼붓자 A 씨는 흉기로 동생의 목과 팔 부위를 1차례 찔렀다. 병원으로 옮겨진 B 씨는 전치 8주의 치료를 필요로 하는 부상을 입었지만,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A 씨는 결국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됐고, 재판과정에서 A 씨 측은 1999년부터 조현병, 강박증을 앓고 있었는데 심신미약 상태에서 이 사건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법원이 채택해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이 1999년 10월 1일 조현병 및 강박증으로 진단받은 이후 이 사건 당시까지 지속적으로 약물치료와 상담치료를 받은 사실은 인정된다.”면서도,

“하지만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범행의 방법과 내용, 범행을 전후한 피고인의 행동, 당시 상황에 관한 피고인의 구체적인 진술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당시 조현병 및 강박증으로 인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 없다”라며 A 씨 측 주장을 일축했다.

이 같은 이유를 들어 춘천지법 형사2부(진원두 부장판사)는 A 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평소 동생의 잦은 욕설과 행패로 인해 형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로 범행을 저질렀다. 피해자는 이 사건으로 중대한 상해를 입고 입원치료를 받았기 때문에, 결코 가볍게 피고인의 죄책을 물을 수는 없다”고 하면서,

“또한 피고인은 2016년경 피해자를 상대로 특수상해 및 특수재물손괴 범행을 저질러 가정보호사건 송치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는 등 피해자와의 갈등을 폭력으로 해결하려는 형태가 이 사건에서 재차 반복되었다는 점에서도 피고인을 엄하게 처벌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용서를 받아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는 점,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이후 곧바로 수사기관으로 찾아가 자수 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사정원 (jws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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